가디언 영화 비평 (4) 굿모닝 맨하탄
(원제: English Vinglish, 2012)
Geneva Reformed Church 제네바 개혁교회
Reformed Guardian 리폼드 가디언
The Band of Puritans 밴드 오브 퓨리탄스
Geneva Institute 제네바 신학교
오인용 목사
‘굿모닝 맨하탄’은 인도 영화다. 인도 영화는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 다음갈 정도로 국제적인 위상을 자랑하고 있고, 심지어 제작 편수는 할리우드보다도 더 많다. 그만큼 인도 사람이 영화를 좋아한다는 뜻일 것이다.
인도 영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노래와 춤이 반드시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만 같은 장면이 인도 영화 속에는 자주 나타난다. 그렇게 영화마다 인도 고유의 문화와 정서가 깊게 배어있음에도 전 세계적으로 흥행할 수 있는 이유는 인도 영화에 담긴 내용의 수준과 깊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굿모닝 맨하탄’도 건전한 웃음과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꽤 수준 높은 영화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주인공 샤시(스리데비 분)는 대단히 활달하고 정이 많은 여인으로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심도 깊다. 샤시는 뛰어난 음식솜씨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가족과 주변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을 큰 기쁨으로 여기면서 살아가는 평범한 주부다.
그런 샤시에게는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바로 많이 배운 남편과 공부를 잘하는 자녀들이 배우지 못한 자신을 은근히 무시하고 따돌리는 것이었다. 특히,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는 샤시의 남편과 자녀들은 종종 영어로 이야기하면서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샤시가 대화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곤 했었다. 그리고 샤시는 자신이 자꾸만 소외되는 것 같아 힘들어하곤 했었다.
그러다가 샤시는 친척 결혼식 때문에 미국에 가게 된다.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샤시는 미국행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국에 도착한 샤시는 어떤 계기를 통해 영어 학원에 등록하여 가족들 모르게 영어를 배우게 되고, 영어를 통해 맺어진 새로운 인간관계 속에서 새로운 유대감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 샤시는 그렇게 영어를 배워가면서, 이제 가족 사이에 거리감을 느끼는 일은 사라질 것이라는 작은 기대도 품게 된다.
그러던 중에 남편과 자녀들도 친척 결혼식 참석차 미국에 오게 된다. 그러나 그동안 샤시가 미국에서 영어를 열심히 배우면서 지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가족들은 부인이자 어머니인 샤시를 여전히 어린애 취급하면서 무시한다. 샤시는 그러한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서운한 마음과 거리감을 느껴 괴로워하게 된다.
또한, 샤시는 그동안 다녔던 영어 학원의 최종 시험도 치르지 못하게 된다. 결혼식에서 사용할 많은 양의 음식 준비를 맡게 되어, 더는 학원을 나갈 수가 없게 된 것이었다. 학원 교사와 함께 공부하던 학생들은 샤시의 그러한 사정을 안타깝게 여겼고, 샤시는 안타까워하는 학원 교사와 학생들을 결혼식에 초대해준다.
드디어 결혼식 날이 다가왔고, 샤시는 찾아온 수많은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면서 분주하게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가운데 이 결혼을 축하하면서 하객들 앞에서 한마디 덕담을 건네는 축사(祝辭) 시간이 찾아왔고, 샤시도 한마디 해야 할 차례가 되었다. 그러나 그 결혼식에는 인도 사람 뿐 아니라 미국 사람도 많이 참여했기에, 샤시의 남편과 아이들은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샤시가 축하의 말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 가족들은 영어로 멋있게 말해야 할 자리에서, 영어가 아닌 힌디어로 말하는 상황을 창피하게 여긴 것이었다.
그러나 샤시는 그동안 배운 서툰 영어로 축하의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의미가 깊은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이다.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가 바로 이 장면에 있다.
샤시는 그 자리에서 비록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담대하게 영어로 가족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두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가족(남편과 아내, 자녀와 부모) 사이에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사랑과 이해로 모든 것을 함께 해야 하며, 어떤 차별이나 거리를 두는 행동은 가족의 행복을 깨뜨린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샤시의 남편과 아이들은 아내이자 어머니인 샤시를 그동안 얼마나 무시했고, 또 가족으로서 존중하고 배려해주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막을 내린다.
결혼을 앞둔 청년들은 꼭 이 영화를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부부와 가족 사이에 어떠한 친밀함과 사랑이 있어야 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도 꼭 이 영화를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가족 사이의 참된 사랑과 친밀함과 존중이 사라져버린 이 시대의 그 고통스러운 모습과 해결 방법이 무엇인지 깊이 숙고해보기를 바란다.
사실 이 영화는 인도 영화이므로 힌두교적인 문화와 분위기가 들어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가족과 결혼을 향한 하나님의 뜻, 즉 성경에서 말하는 ‘부부가 한 몸이 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담고 있다. 이 영화는 하나님의 거룩한 뜻은 결국 모든 인간의 마음과 삶 속에서 요구되는 보편적이고 본성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증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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