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홈 스쿨
(9) 기독 홈 스쿨, 평범한 가정에 더 적합한 자녀 양육 방식
김선희
같은 홈 스쿨이라도 신앙 여부에 따라 교육 목표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기독 홈 스쿨은 자녀에게 하나님 경외하기를 가르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일반 홈 스쿨의 목표는 성공이라는 본래 범주에서 그렇게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소 노골적이었던 것이 좀 누그러지고 억지로 강요하던 것이 어느 정도 자발성을 띄게 되었을 뿐, 결국 얻고자 하는 바는 똑같다.
이처럼 성공이라는 목표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는 홈 스쿨이 학교 교육으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성공을 추구하는 상류층 가정의 특별한 교육 방식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이 점점 힘을 더해가는 것 같다. 그들에게는 이전 방식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없는 새로운 교육 방식이란 그렇게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홈 스쿨 가정’하면, 으레 박사 학위 여럿과 고소득 전문직업을 지닌 세련된 부모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여기에 홈 스쿨 가정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사교육 업자의 다양한 바람몰이와 성공하는 홈 스쿨 운영에 대한 언론 매체의 보도가 더해지면, 그러한 생각은 점점 확신으로 변해간다. 그와 함께 ‘우리처럼 평범한 가정’에는 홈 스쿨이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도 점차 확고해진다.
그래서인지 우리 사회에서는 고소득 전문직업에 종사하는 부모가 홈 스쿨을 하기로 하면, 자기 자녀를 더 훌륭하게(?) 키우려는 탁월한 선택을 했으리라고 여긴다. 그러나 경제적인 여유가 별로 없는 부모가 홈 스쿨을 하기로 하면, 아이들 장래까지 타협하고 포기하려는 무책임한 부모라는 따가운 눈초리를 보낸다. 그만큼 홈 스쿨이 상류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가정이 홈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무척 놀란 눈을 하고 여러 가지를 물어온다.
그중에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지난 글에서 다룬 ‘아이의 사회성’과 ‘아이와 함께 온종일 함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고 나면, 사람들은 곧장 경제적인 부분, 교과목 강습과 관련된 부분을 질문하기 시작한다. “아이들 교육비가 얼마나 들어가나요?” “우리 같은 사람이 어떻게 아이를 직접 가르칠 수 있나요?” “맞벌이 가정도 홈 스쿨을 운영할 수 있나요?” 등등을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묻는다. 홈 스쿨을 운영하려면 적어도 중산층 이상의 수입과 높은 학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에 이미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이 세상의 교육 목표를 실현하려는 가정에는 꽤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 경외하기를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기독 홈 스쿨 가정에는 그렇게 큰 문제로 작용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믿는 부모에게 자기 자녀를 하나님 백성으로 잘 양육하라는 고귀한 책임을 맡겨주셨다. 고소득 전문직업을 지닌 박사 가정에만 그런 소명을 내려주시지 않고, 지극히 평범한 가정을 비롯하여 형편이 좋지 못한 가정에도 똑같은 소명을 내려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가정이든지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의지하면서 주어진 형편과 상황에 맞추어 방법을 잘 찾아보면, 이런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해나갈 수 있다. 오히려 이 세상의 성공 논리에서 벗어나 하나님께서 아이에게 주신 은사가 무엇이며,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 올려드릴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볼 기회도 얻게 된다. 이처럼 홈 스쿨의 교육 목표와 방향이 분명하다면, 누구라도 일반 공교육으로 얻을 수 없는 많은 유익과 장점을 누릴 수 있다.
많은 이가 우리 가정의 막대한 교육비 지출을 염려하는 데 반해, 우리 가정이 아이들의 교육비로 지출하는 돈은 참으로 미미하다. 이것저것 다 합해봐야 한 달 평균 10만 원을 넘지 못한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은 사실상 먹고 입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전부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이 사실은 우리 가정의 막대한 교육비 지출을 염려하던 사람들을 잠시 어리둥절하게 해놓는다. “아이들 다섯 명을 가르치시려면 교육비가 엄청나시겠네요.” “애들 키우려면 돈을 참 많이 버셔야겠어요.”라고 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려다가, 전혀 뜻밖의 대답을 만나 당황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기독 홈 스쿨을 운영하는 데는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 이런 현상은 유독 우리 가정에서만 나타나는 기현상이 아니라, 우리와 교제하는 목회자 가정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아주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분들 대부분은 미자립(未自立) 개척교회를 섬기고 있고, 심지어는 사례비도 없이 목회하는 분도 있어서 경제적으로 그리 풍족하지 못한 편이다. 그러나 그분들도 별 어려움 없이 홈 스쿨을 운영하며 아이를 성경적으로 양육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다녔다면, 이야기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보통 두 과목 정도 사교육을 받고, 예체능 활동도 하나 정도 하는 편이다. 이 정도 교육을 받게 하려면 적어도 월 30만 원 이상의 교육비가 들 것이다. 그러니 자녀가 다섯인 우리 가정은 최소한 월 150만 원 이상을 교육비로 지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여기에 중고등학생의 교복값, 학교에 내는 돈, 교재비 등등이 더해져야 하니, 일반 가정에서 자녀 교육비를 걱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가정은 일반 가정에서 한 아이에게 지출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적은, 고작 10만 원의 비용으로 다섯 아이를 가르치고 있다. 그 10만 원의 사용처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아이들이 지역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강좌를 듣거나 가끔 영화를 보고 수영을 하기도 하는데, 그 비용으로 한 3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 그리고 필요한 책을 빌려보려고 도서관을 왕복하는 비용이 한 2~3만 원 정도 든다. 그리고 문구점에서 아이들 장난감을 사고, 검정고시 문제집을 비롯한 꼭 필요한 책(대부분 중고 책)을 사는 데 4~5만 원 정도를 사용한다. 좀 더 세세하게 살펴보면 조금 더 많은 지출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앞서 말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교육 목표를 분명하게 하고 홈 스쿨을 운영하면, 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홈 스쿨을 포기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세상 목표를 그대로 따르는 홈 스쿨 운영 방식을 따라간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따라서 홈 스쿨을 운영할 때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은 부모의 경제적인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며 주변의 유혹(?)과 흐름을 따르지 않는 굳건한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부분만 분명하다면 가정의 경제적인 부분은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다음으로 부모가 많이 염려하는 부분은 부모가 아이를 가르칠 만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홈 스쿨을 운영하면, 자녀에게 어려운 영어·수학을 가르쳐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지레 겁부터 먹곤 한다. 그러나 홈 스쿨이라고 해서 신앙 교육이 아닌 일반 교육을 부모가 꼭 직접 감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홈 스쿨에서 부모에게 요구되는 부분은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함께 학습 목표를 세워주고 잘 기다려주는 것이다. 부모가 조급해하면서 아이를 다그치며 ‘이거 해라 저거 해라.’라고 하면 안 된다. 믿음 위에 굳게 서서 멀리 내다보며,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학습해나갈 수 있게 잘 도와줘야 한다.
그러는 가운데 아이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잘 살펴보고 계속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게 큰 틀 안에서 하나님 말씀으로 지도해주면 된다. 다시 말해, 기독 홈 스쿨에서 부모가 반드시 직접 가르쳐야 하는 부분은 성경적인 세계관이지 세부 과목이 아닌 것이다. 세부 과목은 주어진 상황과 형편에 맞추어 아이들 스스로 학습해가게 하는 것이다.
특히, 요즘에는 좋은 교재와 저렴한 동영상 강의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료 학습강좌가 많이 있다. 이런 것들을 잘 활용하면, 아이들이 필요한 기초 지식을 큰 어려움 없이 습득하게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측면에서 이런 문제 역시 염려할 것이 못 된다는 사실을 보여드리기 위해, 다시 한 번 우리 가정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우리 부부가 아이들의 국어 실력 향상을 위해 특별하게 따로 가르치는 부분은 없다. 왜냐하면 성경 본문 자체가 좋은 국어 사용의 표본이자, 문학적 소양을 길러주는 최고의 교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가정은 아이가 매일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습관을 들여주는 데 힘쓰고 있다. 이런 일에는 부모가 먼저 본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시립 도서관에 자주 데리고 다니면서 책을 최대한 많이 읽을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많은 독서량은 아이의 어휘력과 표현력 향상에 도움을 주어, 국어 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홈 스쿨로 자녀를 양육하시는 사모님과 함께 한우*에서 나온 책을 교재로 삼아 주제를 파악하고, 그 내용을 토론하는 일을 약 2년 정도 이어오고 있다.
영어 교육은 영어 동화책 한 권을 계속 반복해 듣게 하여 내용을 외우게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물론 그 동화책에는 성경을 주제로 한 책도 많이 있어서, 성경의 전체 줄거리를 알아갈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로제타**이라는 회화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대화에 익숙해지게 했다. 그러다가 이제는 MP3로 녹음한 영어 성경을 한 장씩 듣고 해석하게 했는데, 연서와 현서가 이 방식으로 영어를 계속 공부해가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도 홈 스쿨로 자녀를 양육하시는 사모님과 함께 기초 문법을 학습하고,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을 소리 내어 읽고 해석하는 시간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보내고 있다.
우리 가정은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 교육을 조금 소홀히 하는 편이다. 수학은 부모가 가장 꺼리는 과목일 뿐만 아니라, 아이가 가장 배우기 어려워하는 과목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가정은 아이에게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가르친 다음, EBS 동영상 강의를 통해 쉬운 부분부터 천천히 공부해가게 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도 아이도 수학에는 그렇게 흥미가 없다 보니, 우리 아이들의 수학 실력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보다 많이 뒤처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나중에 하려는 일을 하는 데 수학이 꼭 필요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날이 오면, 그때는 그만큼 열심히 하리라고 생각하여 그렇게 크게 염려하지는 않고 있다.
예체능은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다. 우리나라에서 예체능 교육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많은 부모가 예체능 교육을 하는 일을 다소 부담스러워 한다. 하지만 지역 문화센터나 공공기관의 평생교육원을 잘 활용하면, 예전보다 훨씬 저렴하게 예체능 교육을 받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잘 조성되어 있다.
큰딸 예빈이는 1년에 걸쳐 문인화(사군자) 그리는 법을 배웠는데, 비용이 고작 3만 원밖에 들지 않았다. 연서는 보타니컬 아트라는 세밀화 기법을 역시 월 3만 원씩 내고 4개월 동안 언니와 함께 배웠다. 현서는 지역 아동센터에서 플루트를 무료로 배웠고, 정우와 시은이는 그림이나 악기 쪽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따로 배운 것은 없다.
현재는 연서, 현서, 정우, 시은이가 함께 원주 영상미디어센터에서 10개월 과정의 방송·라디오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물론 그때 가봐야 하겠지만, 아이들은 훗날 영화를 만들고 1인 방송국도 운영해보고 싶다고 하면서 열심히 교육을 받고 있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지금 배우고 있는 것이나, 또 장차 배우게 될 것들이 교회의 복음 사역에 선하게 사용되기를 바라며 아이들을 응원해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
또한, 원주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10개월 과정의 ‘그림책 교실’에 연서와 현서가 참여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 3시간씩 40번에 걸쳐 강의를 진행하면서, 그림책을 만드는 과정 전반을 이해하고 각자 그림책을 한 권씩 만들어보게 하는 무료 교육이다. 이 교육에는 주로 30, 40대 성인이 참여하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과 함께 잘 어울려 교육을 받고 있다.
그 밖에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여러 교육과정을 잘 살펴보면, 무료나 거의 무료에 가까운 강좌가 상당히 많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과정들을 잘 활용하면 극히 적은 비용으로, 학교에서는 진행하기 어려운 다양한 교육 과정을 폭넓게 경험해보게 할 수 있다. 또한, 아이의 소질과 적성을 파악하고 계발하면서, 그것을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할지 어렸을 때부터 깊이 생각해보게 할 수 있다.
이처럼 부모가 일반 과목을 직접 가르쳐야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우리 가정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 가정도 거의 다 그러하며, 직접 가르치는 가정도 일부 과목만 부분적으로 가르치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하나님께서는 부모에게 듣기만 해도 머리 아픈 미적분이나 상대성 이론을 자녀에게 가르치라고 하신 것이 아니다. 아이가 그런 부분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 그것을 잘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나 교육기관, 또는 책을 통해 아이가 알아가게 해주면 된다. 그러니 기독 홈 스쿨의 근본 목표를 잘 붙들고 있는 부모라면, 일반 과목 교육에 대한 염려는 접어둬도 괜찮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맞벌이 가정의 홈 스쿨 운영 여부는 맞벌이를 하느냐 마느냐보다는, 부모가 아이를 위해 얼마나 양질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맞벌이 부부여도, 비교적 시간 사용이 자유로운 자영업이나 프리랜서 형태의 직업에 종사한다면 재량껏 시간을 쪼개 홈 스쿨을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부부가 모두 아침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맞벌이 가정에서는 그런 일이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맞벌이 가정에서 홈 스쿨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아이에게 하나님 경외하기를 가르치는 일은 특별한 어떤 일이나 교육을 하는 부분보다는, 매일의 신앙 의무를 꾸준히 함께하면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부분의 중요성이 훨씬 더 크다. 또한, 아이들이 주어진 많은 시간을 어려워하지 않고 보내게 되기까지는 적어도 1~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맞벌이 부부의 홈 스쿨 운영을 어렵게 한다. 그리고 전체적인 틀이 잡힌 이후에도 부모의 도움과 손길이 필요한 일이 속속 일어나곤 하는데, 그때마다 일을 처리해주려면 부모 모두가 시간에 매여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전체적인 틀이 이미 어느 정도 잡혔고 비교적 시간 사용이 자유로운 직업을 갖고 있다면, 시간을 쪼개 일을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 가정은 자영업을 운영하고 있어서 일손이 필요하면 언제나 내가 그 자리를 메워야 했다. 그러다 보니 셋째인 현서를 낳은 뒤로 지금까지 계속 일하고 있다. 물론 중간에 홈 스쿨의 틀을 잡기 위해 일을 줄이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주력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정 바쁘고 일손이 필요할 때면 기꺼이 일을 도와주곤 했다. 그래도 시간 사용이 자유로워서 집과 일터를 오가며 두 가지 일을 다 감당할 수 있었던 같다.
물론, 어머니로서 아이들에게 전념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염려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역시 홈 스쿨 운영에는 전업주부만큼 좋은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가 잘 자라는 것이 부모의 노력과 수고에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곤 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들인 수고와 노력은 어디 내세울 만한 것이 못 된다. 그래서 가끔씩 이렇게 홈 스쿨 관련 글을 쓰고 있다는 것도 민망할 때가 있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은 밝고 예의 바른 아이로 잘 자라주었다. 우리의 부족함에도 그런 결과를 거두게 하신 은혜로우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불신자 가정은 이러한 교육 방식이 참 막막하고 답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를 알고 믿는 기독 홈 스쿨 가정에는 오히려 그런 점이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 하심을 깊이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교육 재료가 된다.
이처럼 자녀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길러내는 부모의 소명을 감당하는 일에는 주변 환경과 여건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는 가운데, 아이와 깊이 교감하며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 것들은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 가운데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자기 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그러니 지극히 평범한 가정일수록, 심지어 어려운 형편의 가정일수록, 홈 스쿨은 그 가정에 더 적합하고 필요한 교육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가정은 하나님의 섭리가 무엇인지 자녀에게 더 깊이 가르쳐줄 수 있는 최고의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한 주간 1 명, 총 1,069이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