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스쿠걸의 『인간의 영혼 안에 있는 하나님의 생명』
(원제: The Life of God in the Soul of Man)
김재호
Ⅰ. 저자 소개
헨리 스쿠걸은 결핵으로 인해 28살의 젊은 나이에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장례식 설교를 맡았던 게어든 박사의 말처럼 “짧지만 오래 살았고 28세의 노인으로 죽었던 사람”이었다. 게어든 박사는 “인생의 수명은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로 측정될 것이 아니라, 세상에 보냄 받은 목적을 얼마나 이루었는가로 측정되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스쿠걸이 그 짧은 생애 동안 얼마나 선한 영향을 널리 끼쳤는지를 잘 회고하였다.
스쿠걸은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귀중하고 진지하게 여겨서, 또래의 아이들이 밖에 나가 신나게 놀 때도 독서, 묵상, 기도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20여 년에 걸친 그러한 진지한 생각들이 결국 『인간의 영혼 안에 있는 하나님의 생명』이라는 귀한 결실을 보았다. 이 작품은 조지 휫필드를 비롯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 참된 신앙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즐겨 읽으며 권하는 고전이 되었다.
Ⅱ. 도서 요약
〈이 글의 목적〉
– 성도의 덕과 거룩의 진보
〈신앙의 본질과 특성〉
1. 신앙에 대한 오해
– 신앙이 있는 체하지만, 신앙이 의미하는 바를 거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음
1-1. 신앙은 정통 견해와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다
– 이런 이들은 외적인 것(특정 교파에 속함, 의무와 선행을 충실하게 행함 등)을 신앙으로 여긴다.
1-2. 열광적인 뜨거움과 헌신
– 이들은 자신이 구세주와 뜨겁게 사랑의 교제를 나누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열심을 내며, 그런 가운데 얻어지는 확신을 은혜로 여긴다.
⇒ 그러나 이러한 것은 경건과 유사한 것에 불과하며, 기껏해야 경건을 얻는 수단일 뿐이다. 때로는 가장 악한 것이 이러한 이름으로 가장하곤 하며, 그 결과 가장 큰 교만과 완고함이 기독교의 엄격함으로 둔갑하곤 한다. 즉, 대적을 향한 혈기와 더 나은 자를 향한 심술, 통치자를 향한 반역이 각기 거룩한 열심, 그리스도인의 용기와 결단이라는 평을 듣는다.
2. 신앙의 정의
– 신앙은 거룩하신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것으로써 하나님과 연합하는 것이다. 즉, 신앙은 ‘거룩한 생명’이다.
2-1. 살아있는 신앙의 영속성과 안정성
– 신앙은 갑작스러운 충동이나 열정이 아니다. 그러므로 높은 환희에 잠기고 어떤 비범한 일을 했다고 해서 그 신앙이 참되다고 할 수 없다. 그런 이들의 마음에는 뿌리가 없으므로 그 모든 것은 급속하게 사라져버린다. 그러나 살아있는 신앙은 많은 어려움으로 인해 휘청거리기는 해도, 영원하고 살아있는 원리가 그 영혼에 실제로 심어져 있으므로 지속적이며 규칙적인 모습을 계속 유지해나간다.
2-2. 살아있는 신앙의 자유로움과 자발성
– 신앙은 마음에도 없는 말들을 억지로 또는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자기 어리석음과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깨닫고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스스로 율법이 되어 기쁨과 자원함으로 그분의 모든 계명을 지키고 따르게 하는 것이다. 또한, 율법과 의무는 이러한 내적인 원리를 자극하여 더욱 하나님께 한결같이 순종하게 하는 외적인 동기가 될 뿐만 아니라, 아직 내적인 원리가 미약하고 연약한 자들에게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다.
그러나 이러한 내적인 원리가 전혀 없고 그런 원리를 갈망하지도 않는 자들은 그저 교육이나 습관, 율법적인 두려움, 양심 달래기, 최소한의 의무나 사무적인 이유로 신앙의 일을 하게 된다. 그들은 생명 없는 꼭두각시와 다를 것이 없다.
3. 자연적인 생명과 거룩한 생명
– 하나님께서는 오직 성령의 역사 하심을 따라 사람의 영혼 안에 신앙이 생겨나게 하신다. 이 신앙은 하나님의 완전하심과 거룩하심을 닮아가게 하므로 거룩한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3-1. 자연적인 생명의 정의
– 자연적인 생명은 본성의 감각을 즐겁게 하는 일을 추구하는 가운데, 다양한 기질과 성향을 따라 수많은 형태의 이기주의로 나타난다. 물론, 기질과 성향 그 자체가 악하지는 않으나, 그보다 더 높은 목적으로 지음 받은 인류가 그 외의 목적을 추구하는 것은 악하다. 그러므로 그 모든 것들은 훨씬 훌륭하고 탁월한 ‘거룩한 원리’에 의해 절제되고 지배되어야 한다. 그것이 없는 이기적인 생명이 바로 자연적인 생명이다.
3-2. 자연적인 생명의 효용성과 한계
– 이 자연적인 생명의 원리는 사람을 외적으로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어떤 이는 다른 이에 비해 천성적으로 기질이 더 진지하고 엄격하거나 부드럽고 상냥하다. 또한, 자연적인 이성을 사용하는 이는 육체의 정욕을 좇는 과정에서 나타날 폐해를 쉽게 발견하고서, 자기 유익을 지켜내고자 절제하며 질서를 준수할 것이다. 더하여 자연적인 원리는 거룩한 진리를 배우고 그 내용을 열광적으로 옹호하며 선전하게까지도 할 수 있다.
심지어 인간의 자연적인 지적 호기심과 열망은 자기 신념을 따라 영원한 나라를 열망하면서 그에 열정적으로 헌신하게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영적인 생명이 없으므로, 그들은 성경이 말하는 수많은 은유와 비유의 참 의미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렇게 영광스럽게 그려지는 좋은 것들’을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구입’하셨다는 사실로 인해, 즉 이기적인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그분을 향한 다정함과 애정에 깊이 빠져들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의 자연적인 상상력에 기질적인 영향이 더해지면, 사람은 자연적인 원리로도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참된 탁월함이나 가치는 전혀 없다. 우리는 이러한 자연적인 원리의 특성을 올바르게 파악함으로써, 학식을 거부하거나 자연적 원리 자체에 강조점을 두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3-3. 거룩한 생명의 뿌리, 믿음
– 자연적인 생명은 자아를 사랑하고 만족하게 하는 성향 가운데 존재한다. 그와 같이, 거룩한 생명은 우주적이고 무한한 사랑으로 우리의 자연적인 기질을 다스리시는 주권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는다.
3-4. 거룩한 생명의 가지 – 하나님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자비, 청결, 겸손
– 우리는 죄인이므로, 중보자이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적용되는 하나님의 자비와 화목의 선언은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 그 은혜는 ‘하나님을 사랑’하여 자기를 온전히 하나님께 드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것을 열망하게 한다. 또한, 오직 하나님과 나누는 교제와 친교만을 기뻐하며 하나님을 위해 무엇이든 하거나 무엇이든 기꺼이 견뎌내게 한다.
– 그와 같은 사랑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시는 사랑을 따라 온 인류에게 뻗어 간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에 대한 자비’는 이웃에 대한 모든 공의와 의무를 포함한다. 왜냐하면, 진정 하나님의 형상이 영혼에 날인된 이는 참된 자애로움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는 악을 마치 자기에게 일어나는 일처럼 받아들이므로 남에게 악과 해를 끼치는 것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은, 죄악되거나 거룩한 영적인 기쁨을 저해하거나 사라지게 하는 일을 가능한 멀리하려는 깨끗한 기질을 갖게 된다. 그러한 ‘청결’은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과 어려움을 기꺼이 감내할 결심을 의미하므로 청결은 순결과 절제 및 그리스도인의 용기와 아량의 토대가 된다.
– 진정 그리스도를 믿는 이는 자신의 연약함을 깊이 인식하고 거룩한 의무에 따르는 모든 책임을 마음으로부터 인정하게 되므로 ‘겸손’하다. 이러한 겸손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견고한 순종과 세상 사람의 칭찬과 명성에 대해 죽는 위대한 일을 가져온다.
⇒ 이러한 것들은 그 영혼 가운데 세워진 하늘나라의 기초이므로, 자기의 영원한 상태를 위해 하늘의 책을 살펴보거나 하늘로부터 온 천사나 환상을 찾을 이유가 전혀 없다. 그저 자기 영혼 안에 날인된 하나님 생명의 기록을 자기 가슴 속에서 꺼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4. 삶에서 더욱 잘 표현되는 신앙
–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을 다 동원한다고 해도, 하나님께 속한 새 생명의 원리가 가진 특성을 충분하게 표현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새롭게 태어난 생명은 말보다는 사람의 품행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이는 우리 주님께서 친히 가르치셨던 내용을 삶의 모든 영역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내신 것과 같다.
4-1. 예수님의 순종
– 하늘 아버지를 향해 불타오른 신실하고도 헌신적인 예수님의 사랑은 아버지의 뜻에 대한 완전한 복종으로 나타났다. 사마리아 여인과 나눈 대화에서, 주님께서는 당신의 양식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것임을 나타내셨다. 그리고 상상할 수 없는 고난의 무게와 압력을 충분히 알고 느끼시면서도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영광을 생각하시면서 그 고난을 기꺼이 감내하셨다.
4-2. 예수님의 기도
– 하나님에 대한 주님의 사랑은 하나님과 교제하기를 무엇보다 즐거워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자주 세상에서 물러가셨고 온전한 헌신과 기쁨으로 밤을 새우며 기도하셨다.
4-3. 예수님의 자비
– 예수님께서는 정직하게 당신을 찾는 이에게 친절하셨으며,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이에게는 피를 나눈 가족과 같은 사랑을 보여주셨다. 심지어 슬픈 얼굴로 돌아간 부자 청년에게도 상당한 애정을 보이시며 안타까워하셨고, 극악무도하고 배은망덕한 유다에게조차 온유하게 대응하셨다. 그리고 최악의 대적을 위해서도 아버지께 간구하셨는데, 당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그들에게 묻지 마시고, 오직 당신의 죽음을 사람들이 영생을 얻는 통로로 사용해달라고 간구하셨다.
4-4. 예수님의 청결
– 예수님께서는 의무를 행할 때 마주치게 되는 모든 어려움을 의연하게 감내하시면서 세속적인 향락과 편의를 멀리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단 한 번도 자연적인 생명을 즐겁게 하지 않으셨다. 예수님께서는 다른 이에게 허락하신 합법적인 즐거움조차도 스스로 절제하셨다. 우리는 예수님의 탄식, 신음, 눈물에 대해 자주 듣지만 예수님의 비웃음에 대해서는 듣지 못하였다. 그분께서는 큰 이익과 출세의 무대에는 한 번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셨다. 스스로 머리 둘 거처조차 없이 지내시면서 비천한 이와 함께 하셨다.
4-5. 예수님의 겸손
–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으로서 지니신 무한한 선하심과 완전하심을 자신이 아닌 성부께 돌리시면서 자기를 낮추고 부인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선한 선생’이라는 호칭조차도 거절하셨으며, 자기 권세를 과시할 목적으로 놀라운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셨다. 예수님께서는 유대인의 호기심을 채워주지 않으셨으며, 명성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 앞에서 기적을 행하라는 친지의 말도 거절하셨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실 수밖에 없을 때조차도 모든 영광을 아버지에게 돌리시면서 자기를 낮추고 숨기셨다. 이러한 주님의 겸손을 깊게 연구하는 것이야말로, 신앙의 본질을 깨닫고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Ⅲ. 마무리하며
– 이 작품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스쿠걸 목사님께서는 1부에서 신앙의 본질을, 2부에서 신앙의 탁월함과 유익을, 3부에서 이러한 신앙이 없다고 낙심하는 자를 위한 권면을 다루셨다.
스쿠걸 목사님의 말처럼, 참된 신앙이란 하나님의 거룩함을 전 인격적으로 소유하고 닮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일을 위해 하나님과 연합해야 하며 그 탁월함과 가치를 이해해야 한다. 그 거룩한 생명의 불꽃을 돋우기 위해 매일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며 죄를 멀리해야 한다. 그렇게 자기 영혼 안에 거룩한 하나님의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사람이 바로 그리스도인인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를 그리스도인이라고 여기는 이가 있다면, 자신이 과연 그러한 이름으로 불릴만한지 진지하게 숙고해봐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이 책을 읽고 간절하게 그리스도를 찾고 또 찾았던 휫필드처럼 여러분도 간절하게 그리스도를 찾고 또 찾기를 권하고 싶다. 휫필드를 거절하지 않으신 주님께서는, 오늘도 당신을 간절하게 찾고 또 찾는 이를 기꺼이 맞아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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