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진단」 기획 기사 시리즈
「인권 진단2」 자아실현에 오염된 현대 인권주의
이종현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3년 뒤인 1948년에 국제 연합에서는 유엔 인권 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을 공포한다. 총 30개 조항으로 이루어진 이 선언은 법 앞에서 평등, 자유, 교육, 그리고 양심의 자유 등과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제시하였다. 이 선언은 세계사에 기록된 중요한 하나의 이정표이자 업적이었으며, 현대 사회에 폭넓은 인권법의 발전을 이루는 주춧돌이 되었다. 이 선언 이후 현대 사회에서 인권은 그 무엇보다도 고귀한 최상의 가치로 여겨졌다. 모든 분야에서 인권 문제가 제기되며 논의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과 단체가 그 ‘숭고한’ 가치에 열심히 헌신하고 있다.
물론 인권은 중요한 가치이고, 그것이 성경적인 방식으로 지켜지고 향상되어 마땅하다는 사실은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인권 그 자체가 아니라 현대 인권주의가 추구하는 노선과 방향이다. 현대 인권주의는 인본주의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자아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 인권주의 운동가들은 ‘자아실현’을 하지 못하게 막아온 옛 제도나 체제를 철폐하는 것이 곧 인권 운동이라고 여기며, 그러한 일을 계속 관철해왔다. 그 결과, 사회 기본 질서를 유지하는 공중도덕의 영역에 속한 문제조차도 ‘내가 원하는 것’, 또는 ‘내가 원하는 사람’을 추구하고 실현하는 일을 고집하는 편협한 이기주의가 숭고한 인권의 탈을 뒤집어쓰고 기승을 부리게 되고 만 것이다.
현대 인권 운동의 핵심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이 ‘자아실현’ 사상은 근본적으로 성경과 맞지 않는다. 자아실현 사상은 한 사회를 건전하게 유지해가는 하나님의 일반 은총이 감당하는 역할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아실현에 기초한 인권주의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인권을 향상하기는커녕, 사람을 방종과 무질서의 늪으로 빠뜨리는 결과를 낳고 만다. 단지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과 교회 그리고 사회 전체를 파괴하는 끔찍한 결과를 불러오는 것이다.
그러한 일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를 딱 두 가지만 꼽는다면, 첫째는 동성애 인권 운동이고 둘째는 여성 운동(페미니즘)이다.
동성애 인권 운동은 자아실현에 기초한 현대 인권 운동이 어떻게 활동을 펼쳐가는지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자아실현 사상에 힘입어 이전까지 가장 끔찍한 행동으로 여겨졌던 동성애는 영화, 방송, 문학 등의 매체를 통해 아름답고 일반적인 사랑의 모습으로 포장되고 있다. 동성애도 이성애와 똑같은 정상적인 사랑이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심어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비인간적이고 인간의 기본 권리를 함부로 침해하는, 몰상식하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치게 한다.
동성애 인권 운동은 그렇게 사람들의 동성애에 대한 혐오감을 차차 줄여가면서, 동성애 합법화가 인권을 보호하고 향상하는 커다란 사회적 진보라는 주장을 펼쳐간다. 그러다 때가 무르익으면 그동안 마땅히 보장하고 보호했어야 했던 동성애자가 정당하게 동성애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법으로 보장할 것을 시도한다. 그것이 얼마나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지는 쉽게 무시되며, 오직 동성애자들만을 위한 ‘동성애 합법화’*라는 그들만의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혁혁한 인권 신장의 ‘성과’라고 자랑하면서 다니게 된다.
그러나 성경은 동성애를 분명하게 정죄한다. 그것은 신구약을 가리지 않는 일관된 가르침이다(레 20:13; 18:22; 롬 1:26~28; 고전 6:9, 10). 동성애는 역겨운 일이자 반드시 죽어야 하는 엄청난 죄악이다(레 18:22; 20:13). 또한, 부자연스러운 관계일 뿐만 아니라(롬 1:26~28) 하나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하게 하는 크나큰 죄악이다(고전 6:9, 10).
이렇게 성경, 곧 하나님 계시의 말씀에 분명하게 적혀 있는데도, 수많은 사람이-심지어 기독교계 안에서조차-동성애를 인권 보호의 문제로 다루어 동성애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하나님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 사고의 결과이자,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인간의 타락한 본성에 더 의지한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왜곡된 인본주의 인권 운동의 대표적인 두 번째 사례는 여성 운동이다. 페미니즘이라고 불리는 이 여성주의는 크게 두 시기로 구분된다. 첫 번째 시기는 미국과 영국에서 시작된 여성 참정권 운동, 즉 여권 신장 운동과 관련되어 있다. 그 운동으로 인해 그동안 여성에게 가해진 부당한 신체적 억압(전족, 여성 할례)과 사회적 불평등(정치적 불평등, 여성 참정권 부재)이 상당 부분 감소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째 시기의 여성 운동은 양상이 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이 두 번째 시기의 여성 운동은 하나님을 배제하고서 인간이 스스로 지상낙원을 만들 수 있다는 유물론 사상, 즉 공산주의 사상에 물들면서 자아실현의 거대한 늪에 빠지고 만다.
이 시기의 여성 운동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주창한 ‘유산 계급’ 대 ‘무산 계급’의 절대적인 대결 구도를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대입하였다. 다시 말해, 두 번째 시기의 여성 운동은 질투와 증오심, 계급 투쟁적 사고방식에 함몰되어 버린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기 쉽게 공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부르주아(유산 계급) : 프롤레타리아(무산 계급) = 남자 : 여자
공산주의가 노동자를 착취당하는 대상으로 보듯이 두 번째 시기의 여성 운동은 가정의 여성을 착취당하는 대상으로 여긴다. 즉, 가사와 육아를 여자가 담당해야 한다는 성 역할 관념이 바로 남성이 여성을 착취하기 위해 억지로 씌워놓은 굴레이고 억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여성을 억압하는 못된 남성을 전투와 경쟁, 그리고 증오의 대상으로 규정해버린다. 여성이 가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살게 하는 것이야말로 참되고 고귀한 인권 신장으로 여기면서 말이다.
그 결과, 그동안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졌던 가정에 대한 사명감(가정을 섬기고 자녀를 훌륭하게 양육하는 일에 대한 책임 의식)은 산산이 부서져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입장을 바꾸어 놓고 한번 생각해보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려는 의지와 책임 의식을 찾아볼 수 없는 남성을 과연 어떤 여성이 좋아하겠는가? 마찬가지다. 자신을 가정보다 더 먼저 생각하는 여성을 마냥 좋게 보는 남성도 없다. 게다가 남녀 사이의 투쟁과 쟁취는 성경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
성경은 남편에 대한 아내의 올바른 마음과 태도를 곳곳에서 얘기한다. 성경은 분명히 남편이 아내를 다스릴 것이라고 말한다(창 3:16). 또한,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해야 한다고 명령한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가 되심 같이, 남편이 아내의 머리가 되기 때문이다(엡 5:22~24).
더불어 금장식이나 아름다운 옷을 입는 외모로 치장할 것이 아니라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는 마음, 곧 온유하고 안정된 영의 썩지 않을 것으로 치장하라고 분명하게 말한다(벧전 3:3~5). 아내가 남편에게 복종하는 것은, 남성들이 가부장적인 관습 안에서 만들어낸 억지와 억압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선하고 합당한 일인 것이다(골 3:18).
물론, 성경은 아내에 대한 남편의 올바른 마음과 태도 역시 얘기해준다. 남편은 아내 사랑하기를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 같이 해야 한다(엡 5:28, 33).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신 것같이 해야 한다(엡 5:25). 또한, 아내를 함께 생명을 상속받을 자로서 귀하게 여겨야 한다(벧전 3:7).
여성이 남성과 대결하여 원하는 바를 쟁취하는 것이 인권 향상이 아니라, 이 말씀에 부부가 서로 순종하는 것이 바로 진짜 여성 해방이자 인권 향상인 것이다. 진정한 인권 향상과 해방은 죄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기독교적 인권 운동은 인본주의 인권과는 사뭇 다른 두 가지 대전제로부터 출발한다. 그 중 첫 번째 전제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아서 하나님의 영광을 반영하는 존재라는 것이다(창 1:26, 27; 5:1, 3; 약 3:9; 골 3:10). 기독교는 그러한 창조 목적에 사람이 부합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나 타인이 부당한 억압이나 제한을 가해서는 안 되며, 나 역시도 그러한 타인의 권리를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인권 문제에 접근한다.
그래서 기독교적 인권은 인본주의 인권과는 다르게 부당한 억압의 철폐와 더불어 질서와 존중, 그리고 겸손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전제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이 타락한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는 무엇보다 복음을 통해 사람이 타락한 상태에서 벗어나 창조 목적에 부합하는 원래의 상태를 회복하는 것을 인권 향상의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하지만 현대 인권주의는 이러한 기독교적 대전제를 간과하거나 부인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인간의 자아실현이 가장 최고의 목적이라는 인본주의적인 대전제를 굳게 세운다. 그러니 현대 인권 운동이 하나님께서 한 사회를 유지해가는 일반 은총의 영역(사회와 가정을 유지하는 핵심 가치-성, 윤리, 도덕 등)에 속한 질서를 인권이라는 이름 아래 훼방하고 무너뜨리는 데 앞장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결과를 앞에서 얘기했던 동성애 운동과 여성 운동에서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인권 운동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진정한 인권 운동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한 운동은 하나님의 통치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적대시하는 명백한 죄악이다. 사람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고 무질서와 방종을 조장하려는 마귀의 달콤한 속삭임일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동성애와 여성 운동이 갈수록 힘을 얻는 이 나라에 하나님의 맹렬한 진노와 심판이 임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사실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이 현대 인권 운동을 분별하고 반대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절대로 하나님을 명백하게 대적하는 사상을 인권 수호라는 미명으로 감싸서는 안 된다. 방종과 죄악을 조장하는 일이 인권을 지키는 일이라고 하면서 자기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된다.
그런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여, 어서 회개하고 그리스도께로 돌아오라! 회개하고 그리스도께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소돔이 심판을 받았던 것처럼 똑같은, 어쩌면 더 큰 진노와 심판 속에 영원히 멸망하게 되고 말 것이다(롬 1:32; 눅 17:29; 갈 5:19~21; 레 18:24, 25).
“그들이 이와 같은 일을 하는 자는 사형에 해당한다는 하나님의 심판을 알면서도, 그런 일을 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런 일을 하는 자들을 옳다고 한다.” (롬 1:32, 바른 성경)
「인권 진단」 기획 기사 시리즈
「인권 진단2」 자아실현에 오염된 현대 인권주의
미주
* 동성애 인권 운동의 최고 목표는 동성애 합법화이다. 동성애가 인권 보호라는 미명의 구실로 합법화된다면 (동성애 차별금지법이 통과된다면) 동성애를 죄라고 부르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된다. 그야말로 끔찍한 결과가 초래하는 것이다. 다음은 『O Timothy』 2009년 1월호 (Volume 26, Issue 1)에 데이비드 클라우드라는 미국의 기독교 변증가가 경고한 내용이다.
1) 동성애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삶을 떠나도록 돕는 동성애 치유 사역이 불법화된다.
2) 호모 섹스가 완전히 합법화되면, “아버지/어머니” 혹은 “남편/아내”라는 말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
3) 호모 섹스가 완전히 합법화되면, 당신의 직장에서 당신이 동성애자와 함께 일하는 것을 거부할 수가 없게 된다.
4) 호모 섹스가 완전히 합법화되면, 당신이 주인으로 경영하는 업체에 호모 섹스의 취업을 거부할 수 없게 된다.
5) 호모 섹스가 완전히 합법화되면, 공공장소에 나체 사진의 게시를 금하는 법을 시행할 수 없게 된다.
6) 호모 섹스가 완전히 합법화되면 호모 섹스하는 사람들의 부도덕적인 삶에 대한 진실을 말해줄 수 없다.
7) 호모 섹스가 완전히 합법화되면 여자 전용 변소를 따로 설치할 수 없게 된다.
8) 호모 섹스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아이들을 맡기지 않는 탁아 거부를 할 수 없다.
** 최근의 여성주의는 그러한 폐해를 어느 정도는 자각하고서 여성 운동의 목표를 더는 남성과 대결하고 투쟁하여 승리를 쟁취하는 것 대신, 서로의 부족함을 돕고 함께 조화를 이루려는 중도 노선으로 점진적인 전환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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