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의 크리스천과 함께 천성을 향해 나아가자
(8) 영원한 대제사장, 주 예수 그리스도
김재호
▲ 존 기포드 목사가 거주하던 목사관.
이곳은 사람들에게 “해석자의 집 (The House of the Interpreter)”으로 불렸다.
「해석자: “어서 들어오십시오. 당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보여드리지요.”
그는 하인에게 촛불을 켜라고 명령하면서 크리스천더러 따라오라고 말했다. 그가 어떤 비밀스런 방에 이르러 하인에게 문을 열라고 말하자 문이 열려진 순간, 크리스천은 아주 점잖게 보이는 사람의 초상화가 벽 위에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사람의 눈은 하늘을 향해 올려다보고 있었고 가장 훌륭한 책을 손에 쥐고 있었으며 입술 위에는 진리의 법칙들이 쓰여져 있었고 그의 등 뒤에는 온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그의 머리 위에는 황금 면류관이 씌워져 있었고 그는 마치 세상 사람들에게 무언가 간절히 탄원하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1
올바른 길을 찾는 이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일은 무엇일까? 그 일은 바로 예수님에 대해 가르쳐 주는 것이다. 즉,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무엇을 가르치셨는지, 지금은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를 반복해서 자세히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이 예수님을 기준으로 삼아 모든 것을 분별하고 대처할 수 있는 안목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은 모든 성도에게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길을 못 찾고 헤매고 있는 이들과 이제 막 믿기 시작한 이들에게 이러한 지식은 더욱더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라는 반석 위에 세워진 집과 같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건물은 오래 서 있을 수가 없는 법이다. 따라서 참된 안식을 찾으려고 발버둥치는 이와 이제 막 안식을 누리기 시작한 이들에게는,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더욱더 많이 선포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온전하고도 완전한 반석이신 그리스도 위에 터를 든든히 잡고 세워져 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성경은 다음과 같은 말로 그 일을 격려하고 있다.
「갓난아이들처럼 영적이고 순전한 젖을 사모하여라. 이는 너희가 이 젖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는 것이다(벧전 2:2, 바른 성경).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돌이신 예수께 나아가, 너희도 산돌같이 영적인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영적인 제사를 드리는 거룩한 제사장이 되어라(벧전 2:4~5, 바른 성경).
우리에게 계신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체휼하지 못하시는 분이 아니시니, 모든 면에서 마찬가지로 시험을 받으셨으나 죄는 없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긍휼하심을 얻고 필요한 때에 도우시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으로 담대하게 나아가자(히 4:15~16, 바른 성경).」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어떤 분이시고 무엇을 가르치셨으며 지금은 무엇을 하고 계실까? 우리 신앙의 기초를 이루는 이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기로 하자. 특별히 믿은 지 얼마 안 되었거나, 아직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안식을 얻지 못한 이들은 더욱 간절하게 기도하면서 이 일에 참여하도록 하자. 그런 다음에는 정말로 성경이 이 내용을 가르치는지 스스로 확인하도록 하자. 은혜는 그렇게 주님을 찾는 모든 이에게 예비되어 있다(잠 8:17).
첫 번째로, 예수님께서는 어떤 분이신가? 그분은 갈릴리 나사렛 지방에 살았던 어떤 목수의 아들 이상의 의미를 지닌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온 세상 만물을 창조하고 다스리시는 유일하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제2위 되시는 성자 하나님이시다. 그런 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한없이 낮추셔서 기꺼이 사람과 같이 되셨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우리와 똑같은 인성을 지니시면서도, 또한 신성도 지니신 존재가 되셨다. 그분께서 사람과 같이 되셨을 때, 세상에 죄 없이 태어나시려고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성령으로 잉태되셨다. 그러므로 그분의 인성은 아담의 죄와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에 유대 땅 베들레헴에서 그런 방식을 통해 태어나셨던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옛 뱀(사탄)의 머리를 상하게 하신 뒤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심으로써 죄와 사망으로 얼룩진 이 세상에 참된 자유를 주셨다. 그 모든 일을 이루신 뒤에는 승천하셔서 성부 하나님 오른편에 영원히 앉으셨다. 성경이 말하는 예수님은 이런 분이시다.
두 번째로,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가르치셨는가? 그분께서는 모든 인류가 아담의 범죄 안에서 죽었으며, 회개치 않으면 다 멸망한다는 사실을 가르치셨다. 아담의 범죄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을 사랑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대신 자기 자신을 사랑한 우상숭배와 반역을 의미한다.
우리는 다 아담 안에서 태어나기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나님이 아닌 우리 자신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느끼며 행동하는 참으로 타락한 존재이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님의 원수가 되어 그분의 영원한 진노를 받을 처지에 놓여있다. 그러나 자비와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죄과를 당신의 어린 양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로 옮겨주셨다.
예수님께서는 참된 긍휼과 자비로써 우리가 받아야 했던 그 진노의 잔을 십자가 위에서 대신 받아주셨다. 그 덕분에 우리의 수치는 은혜의 가죽옷으로 영원히 가려지게 되었다. 이 은혜를 바라보고 믿음으로 말미암아, 태어날 때부터 몸에 배어있는 죄에서 돌이켜 그리스도께로 나아오는 이는 멸망하지 않는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 죄악이 무엇이며, 그런 우리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인지를 친히 가르치고 베풀어 주신 분이시다.
세 번째로, 예수님께서는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그분께서는 부활하고 승천하셔서, 장차 성도가 머물 영원한 나라를 예비하고 계신다. 그와 함께 이 땅의 모든 민족과 나라들을 당신의 뜻대로 다스리셔서 창세 전에 예정하신 그대로 구속의 일을 차근차근 진행해가신다.
또한, 성부 하나님 오른편에 계시면서 피로 값 주고 사신 당신의 성도를 위해 친히 중보해주신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재림의 날에 끝까지 반역하는 이 세상을 심판하고 멸망시키실 것이다. 그런 뒤에, 예비해두신 그 영원한 나라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실 것이다. 그때까지 주님의 교회는 은혜를 따라 참된 보호와 양육을 받는다. 그러한 주님의 돌보심으로 인해, 음부의 권세는 이 세상에서 참된 교회를 완전하게 제거하려는 일에 항상 실패한다.
성경이 가르치는 예수님께서 이미 이루신 일과 지금도 하시는 일의 대강이 위와 같다. 우리는 이와 같은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어린아이가 자기 부모를 믿고 의뢰하듯 마음 깊이 새겨두고 항상 의지해야 한다. 유아가 어머니의 젖을 먹고 건강하게 쑥쑥 자라듯, 성도는 이 지식을 영혼이 자라게 하는 건강한 토대요, 유일한 양식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가 이 진리를 참으로 마음에 깊이 품고 의지할 때, 우리를 혼란하게 하고 고통을 가져오며, 좌우로 치우치게 하는 모든 일들이 하나 둘씩 우리를 피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니 주님을 힘써 알고 그분을 의뢰하도록 하자. 그리스도 안에서 어떤 일에도 요동하지 않는 자가 되자. 주님께서는 그렇게 믿음으로 사는 모든 이에게, 당신께서 영원한 대제사장이 되신다는 진리를 그의 영혼 가운데 기쁘게 나타내 보여주실 것이다(마 5:8).
각주
1 존 번연, 『천로역정 (The Pilgrim’s Progress)』, 유성덕 옮김,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1996-포켓판, p.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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