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의 크리스천과 함께 천성을 향해 나아가자
(22) 영적 무장
김재호
▲ 아름다운 집(house beautiful)을 떠나기 전에 무장하는 크리스천의 모습
「다음날 그들은 크리스천을 병기 창고로 데리고 가서 순례자들을 무장시키기 위해 집 주인께서 마련해 놓은 여러 가지 무기들-즉 칼, 방패, 투구, 갑옷, 모든 기도(엡 6:18), 영원히 닳지 않는 신 등-을 구경시켜 주었는데, 주님을 위해 사역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하늘의 별처럼 많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무장시킬 수 있을 만큼 많은 병기들이 마련되어 있었다.1」
성도는 이 세상이 전쟁터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귀는 우는 사자처럼 삼킬 자를 찾아 온 천지를 두루 다니며, 악인은 늘 의인을 살해할 기회를 엿본다(벧전 5:8; 시 37:32). 그들의 이빨과 발톱은 비수처럼 날카롭고, 그 팔과 다리에는 힘이 넘쳐난다. 아무리 먹어도 늘 허기져서, 죽어가는 영혼만 보면 먹잇감을 쏘아보는 맹수처럼 눈에서 불을 뿜어낸다.
그런데 성도가 그런 마귀와 세상을 우습게 여기고, 싸울 장비를 갖추는 일을 소홀히 하면 어떻게 될까? 맨주먹과 붉은 피밖에 없는데도, 하나님께서 지켜주시니 괜찮다는 말만 계속 되풀이하면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은 심는 대로 거두시는 하나님의 공의로우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맛보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로 겨우 목숨은 부지한다고 해도, 심각한 부상을 입고 사경(死境)을 헤매는 일이 얼마나 끔찍하고 괴로운지 알게 될 것이다. 성경은 이런 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므로 하늘과 그 안에 사는 자들아, 기뻐하여라. 그러나 땅과 바다에는 화가 있을 것이니, 이는 마귀가 자기의 때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크게 분내어 너희에게 내려갔기 때문이다(계 12:12).
그러자 베드로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모두가 주님을 배반할지라도 저는 결코 배반하지 않겠습니다.” 하니,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에게 말하니, 오늘 밤 닭이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할 것이다.”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기를 “제가 주님과 함께 죽는다 할지라도 결코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하니, 모든 제자들도 그렇게 말하였다(마 26:33~35).
예수께서 그 제자들에게 오셔서 그들이 자고 있는 것을 보시고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이처럼 한 시간도 나와 함께 있을 수 없느냐?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영은 원하지만, 육신이 약하구나.”(마 26:40, 41)」
그래서 성도는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어야 한다(엡 6:11). 언제 어디에서든지 마귀와 싸워 이길 수 있도록 항상 진리로 허리띠를 단단히 매고, 의의 가슴 보호대를 차야 한다(엡 6:14). 평화의 복음으로 신발을 신고, 구원의 투구를 쓰며, 믿음의 방패와 말씀의 검을 손에 하나씩 들고 주변을 잘 살펴야 한다(엡 6:15~17). 마귀는 그렇게 무장하고 있는 성도에게는 섣불리 달려들지 못한다. 잘못 달려들었다가는 그 손에 있는 날카로운 검이 자기 골수를 쪼개놓으리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히 4:12).
그러므로 성도는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꺼내 입기에 힘써야 한다. 무사(武士)가 자기 무구(武具)를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듯, 성경 말씀을 끔찍이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연인(戀人)이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듯,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장 기다리며 즐거워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마귀는 어쩔 도리가 없어서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성경은 이런 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복종하고 마귀를 대적하여라. 그러면 마귀가 너희를 피할 것이다. 하나님을 가까이하여라. 그러면 그분도 너희를 가까이하실 것이다. 죄인들아, 손을 깨끗이 하여라. 두 마음을 품은 자들아, 마음을 성결하게 하여라. 슬퍼하고 애통해하며 울어라. 너희의 웃음을 울음으로 바꾸고, 기쁨을 근심으로 바꾸어라. 주님 앞에서 낮추어라. 그러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실 것이다(약 4:7~10).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시기를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어 있기를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하였다.” 하시니, 마귀가 그분을 떠나가고 천사들이 와서 그분을 시중들었다(마 4:10, 11).
그들로부터 돌을 던져 닿을 만한 거리로 물러가셔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여 말씀하셨다. “아버지시여, 원하신다면 이 잔을 내게서 옮기소서. 그러나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 지소서.” 한 천사가 하늘로부터 예수께 나타나서 그분을 굳세게 해 드렸다. 예수께서 고뇌 가운데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그분의 땀이 핏방울처럼 되어 땅에 떨어졌다(눅 22:41~44).」
제아무리 주먹이 강해도 칼을 든 강도를 이기기가 쉽지 않고, 제아무리 칼을 잘 써도 총을 든 경찰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제아무리 총을 잘 쏴도 철갑을 두른 탱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그 위풍당당한 탱크도 폭격기의 공습 앞에서는 한낱 개구리와 같다. 압도적으로 강력한 무기는 놀라운 전술과 전략을 무용지물로 만들 정도로 위력이 크다.
그러므로 성도는 매일 영적인 무장을 점검하고 단단히 하는 일에 성실해야 한다. 만약, 매일 시험이 들고 유혹에 넘어가는 일이 반복된다면, 그 손에 마귀가 건네준 종이 칼과 방패가 들려있지는 않은지 잘 돌아봐야 한다. 마귀는 강하게 무장한 성도보다는 무장이 빈약한 이들을 먼저 무너뜨리면서 교회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각주
1 존 번연,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 유성덕 옮김, 크리스천다이제스트, 1996-포켓판, p.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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