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기원’에 대한 인본주의 철학과 성경의 견해
성경적 우주론 (하)
조웅진
성경에서 말하는 인류의 기원
성경은 우주와 인류의 기원, 고대 인류의 역사에 관한 절대적인 제일의 권위를 가진 문서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만약 신약 성경에서도 인정한 창세기 기록, 특히 1~11장까지의 역사성을 부인한다면, 결국 거대한 신학적 부조리 속에서 헤매는 일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 전개될 내용은, 성경을 주해하고 기독교 교리를 확립하거나 가르치려는 목적으로 쓰지 않았다.1 —경외함을 갖고 말하건대—성경이 말하는 창조주 하나님에 관한 영적이고 교리적인 측면을 잠시 내려두고, 성경이 진술하는 내용의 역사성과 과학적인 측면에 집중하여 고찰해보도록 하자.2 단순히 진화론적 역사가 틀렸다는 사실을 알고 거기서 그치지 말고, 참 역사인 창세기가 말하는 역사적인 사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데 노력하도록 하자.3
창조 일곱째 날과 6일 창조
“우리는 일체의 허구를 떠나서 창조의 사역을 엿새로 나누어 일하신 유일하신 하나님께 끌려가게 되므로, 그 창조 사역을 명상함에 전 생애를 바쳐도 싫증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든지 하나님의 사역을 바라보지 않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면서도 우리는 우리 자신의 주의력이 얼마나 변하기 쉬우며, 우리를 감동시키는 어떤 경건한 사상도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가 함을 알고 있다.
여기서 또한 인간의 이성은, 신앙에 순종하여 제7일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우리를 초대하고 있는 안식을 배워 환영하기 전에는 그와 같은 과정은 마치 하나님의 능력과 무관한 것처럼 불평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우주에 모든 선한 것을 아끼지 않고 주신 후에 아담을 창조하셨는데, 우리는 이와 같은 만물의 창조 순서에서 인류에게 보여 주신 하나님의 부성적인 사랑을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존 칼빈(John Calvin), 기독교 강요 중(中)
이러한 7일이라는 주기를 따라 사는 것은 현재까지도 존속되고 있는 인류의 보편적인 전통이다. 그러나 일주일이라는 주기는 그 어떤 천문학적인 관찰을 통해서도 얻을 수 없다. 365일은 지구의 공전 주기이며, 30일은 달의 공 전주기, 하루는 지구의 자전 주기이다. 일주일이라는 주기를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다양한 이론들이 있지만, 오직 성경의 계시만이 일주일이라는 주기에 관하여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7일이라는 주기가 현대까지 보존되어 온 일은 성경의 무오성 교리와 연관하여 생각해보면 참 의미심장하다: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제 칠일에 쉬었음이라.” (출 20:11)
하나님께서는 단번에 세상을 창조하실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천지를 6일에 걸쳐 창조하신 이유는 첫째, 피조세계의 다양한 구성 요소 사이의 질서정연하고 논리적인 속성을 부여하고 강조하시기 위함이다. 인간 창조까지 다 끝났을 때 세상의 모습은, 모든 부분이 완전한 형태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둘째,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생활 방식을 제시하시기 위함이다. 창조 가운데 드러난 이 사실은, 완전하신 하나님과 교제하며 휴식하는 하루가 인간의 행복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우쳐, 사람들이 항상 그날을 소망하면서 나머지 6일을 살게 했을 것이다.
이러한 유익한 교훈이 담겨있는 성경의 역사적인 기술을 믿기는커녕, 성경의 무오성을 의도적으로 흠집 내려는 세력들을 주의하자. 이러한 악한 자들이 만연해 있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더욱더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고, 온갖 거짓 철학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하자.
1. 창조 첫째 날
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3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4 그 빛이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두움을 나누사 5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두움을 밤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창 1:1~5).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선하신 작정과 계획에 따라, 권능으로 역사하신 이 위대한 첫 순간(The First moment)을 기록된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셨다. 기록된 첫 문장이기도 한 이 구절에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득히 담고 있다. 1절은 현재 우리가 몸담고 있는 시공간의 창조를 말하고 있으며, 심지어 물질과 에너지의 창조까지 의미한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무언가 나타났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그 상태는 영원히 그 상태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 자리에 있다. 하나님의 기쁘신 뜻4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 자리에 없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1-1. 시간(time)과 공간(space)과 물질(matter)의 창조(1~2절)5
“태초에(In the beginning)”라는 말은 ‘어제가 없는 어느 날’의 시작을 의미한다. 우주의 시계가 드디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천지를(heaven and the earth)”이라는 말에서 ‘하늘(heaven)’은 히브리어 ‘샤마임(Shamayim)’을 번역한 것인데, 그 단어는 근본적으로 공간(space)을 의미한다.6 그리고 ‘the earth’ 즉, ‘지구’ 라는 용어는 히브리어 ‘에레츠(erets)’를 해석한 것인데, 이는 우주를 이루는 물질(matter)7을 가리킨다. 또한, 2절의 “땅이 혼돈하고 공허(And the earth was without form and void)”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특별히 원시적인 형태의 지구를 말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8
물론 여기서 말하는 ‘원시적인 형태의 지구’를 진화론에서 말하는 원시적인 형태의 지구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9 사실, 2절의 ‘혼돈’하다는 번역은, 이단적인 창조론인 간격 이론10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창조 때 땅은 아직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않았으므로 ‘형태가 없었다(without form)’. 또한, 아무 생물체도 창조되지 않았으므로 ‘아무도 없었다(void)’. 따라서, 올바른 번역은 ‘바른 성경’의 “땅은 형체가 갖추어지지 않고 텅 비었으며”이다. 또한, 지구 창조 때, 물도 함께 창조되었던 것 같다(2절).
1-2. 빛(light)과 하루 운영 체제(day-operating system)의 창조(3~4절)
빛은 전자기(電磁氣)적 에너지의 모든 영역을 포괄한다. 열, 소리, 전기, 자기, 분자 상호 운동의 영역까지 포괄하는 에너지가 바로 빛 에너지다. 하나님께서는 지구를 창조하셨고, 성령 하나님께서는 빛이 창조되기 전까지 만물을 보존하셨다(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이제 빛이 창조되고 전자기력(電磁氣力)이 활성화되면서, 물질적인 우주의 동력화가 이루어졌다. 우주 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종류의 힘과 에너지는 전자기력, 중력 및 핵력으로 수렴(收斂)되는데, 이제 이 모든 힘이 전부 활성화된 것이다.
즉, 핵력과 중력은 하나님의 일반적인 섭리(보존)를 통해 창조된 순간부터 작용하였으며, 이어 빛이 창조되어 전자기력도 피조계에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11 또한 “빛과 어두움을 나누셔서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두움을 밤이라 칭하셨다”라는 구절로부터, 이때에 하루 운영 체제 역시 창조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루는 지구가 한 바퀴 자전(自傳)하는 24시간이다. 즉, 지구가 자전함에 따라 빛이 닿지 않아 어두운 곳은 밤이 되고, 빛이 닿지 않는 밝은 곳은 낮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지구를 창조하신 순간부터 자전하도록 하셨고, 또한 그 날에 빛을 창조하셔서 어두움과 밝음으로 하루가 구별되는 24시간의 하루 운영 체제가 작동하게 하셨다.
2. 창조 둘째 날12
6 하나님이 가라사대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게 하리라 하시고 7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매 그대로 되니라 8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창 1:6~8).
첫째 날은 여전히 수분이 가득한 상태였다. 6절에서 말하는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에서 궁창이란 말은 히브리어 ‘라키아’인데, 이는 ‘확장(expense)’ 혹은 ‘엷게 펼쳐짐(spread-out-thinness)’이란 뜻을 지닌다. 즉 물 가운데에서 어떤 확장 작용이 발생하여, 그 물이 두 층(layer)으로 나뉜 것이다. 이 궁창은 분명 대기권(8절)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하부의 물 층은 온 땅을 뒤엎었고, 아마도 모든 종류의 물질들이 그 안에 용해되거나 떠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상부의 물 층은 우주 공간 쪽으로 펼쳐지며 광활한 수포대(水泡帶)를 형성했을 것이다. 이 상부의 물 층은 구름을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당시 궁창에서는 무지개도 볼 수 없었고(창 9:13), 비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창 2:5). 또한, 성경에서는 그 물 층이 “궁창 위에” 있었다(7절)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궁창 위에 존재하면서도, 하늘의 천체들이 땅에 빛을 비추고, 또 징조와 사시와 일자와 연한을 이루는(창 1:14~15) 일도 가능해야 하므로, 물 층은 불투명하지 않았다. 만약 그 물 층이 구름과 같은 상태였다면, 하늘 전체가 불투명하게 가려 아무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하늘이 잘 보이면서도 많은 물이 쉽게 떠 있을 수 있으려면, 액체 상태의 물이 아닌 기체 상태의 물, 즉 수증기로 이루어진 층이었을 것이다.
1) 상부의 광활한 수증기층은 표면에 도달한 태양광선의 많은 양을 보존하고 분산 — 수증기는 온실기체에 해당하기도 한다 — 시키는 두 가지 기능을 할 수 있으므로, 지구 전역에 태양열 에너지(solar thermal energy)가 균일하게 분산되는, 온실 역할을 했을 것이다(greenhouse effect). 따라서, 지구 내부의 온도 차이가 작아, 거대한 대기의 이동이 없어, 폭풍과 같은 기상 재난도 없었을 것이다.
2) 지구 전체가 항상 따뜻한 온도와 적절한 습도를 유지했으므로, 어디서나 채소를 풍성하게 거둘 수 있었으며, 황량한 사막이나 빙설 지대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3) 이 수포층은 매우 해로운 우주광선(cosmic ray)이나 태양광선에 포함된 해로운 자외선 등을 걸러내는 일에 대단히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파괴적인 광선은 생물의 신체에 질병과 유전적인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수포층은 생물의 건강 및 장수에도 큰 공헌을 했을 것이다(창세기 5장에 나오는 인물들의 수명을 생각해보라).
4) 지구 표면에 미치는 대기의 압력 역시, 건강과 장수에 크게 공헌했을 것이다. 그러한 압력이 질병을 극복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데 대단히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점점 확실하게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물 층은 후에 인간의 패역함으로 말미암아 홍수 심판에 이용된다(창 7:11).
3~4. 창조 셋째 날과 넷째 날
9 하나님이 가라사대 천하(하늘 아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dry land)이 드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10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칭하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칭하시니라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11 하나님이 가라사대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과목을 내라 하시매 그대로 되어 12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13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셋째 날이니라
14 하나님이 가라사대 하늘의 궁창에 광명이 있어 주야를 나뉘게 하라 또 그 광명으로 하여 징조와 사시와 일자와 연한이 이루라15 또 그 광명이 하늘의 궁창에 있어 땅에 비취라 하시고 (그대로 되니라) 16 하나님이 두 큰 광명을 만드사 큰 광명으로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으로 밤을 주관하게 하시며 또 별들을 만드시고 17 하나님이 그것들을 하늘의 궁창에 두어 땅에 비취게 하시며 18 주야를 주관하게 하시며 빛과 어두움을 나뉘게 하시니라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19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넷째 날이니라(창 1:9~19).
3-1. 대양과 육지의 분리와 지층의 수직적 분포(9~10절)
창조 셋째 날에는 하늘 아래의 물이 한곳으로 모여 대양과 육지가 형성되었다. 이때의 육지는 현대 진화론에서 말하는 판게아(Pangea) 형태의 육지였다. 그리고 이렇게 물이 한곳으로 모이는 과정에서 지구 전체에 걸친 지질학적인 특성이 나타나게 된다. 물이 대거 이동하면서 물과 함께 흐르는 토사들에 의해 무지개떡 모양의 지층이 형성된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땅은 암반과 광물질들뿐만이 아닌 모래∙침적토∙점토 등이 이상적으로 배합된, 화학적 양분과 토질 수분을 풍부하게 지닌 비옥한 대지가 형성되었다. 이때는 아직 생물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지층은 형성되었지만, 지층 내에 화석은 형성되지 않았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지질학적 과정은 창조 셋째 날 외에 한 번 더 일어났었다. 바로 노아 홍수다. 이 대격변 때에는 물이 대거 이동했음은 물론, 판게아 형태의 대륙이 현재와 같이 오대양 육대주로 쪼개졌다.
또한, 땅 위에는 생물들이 있었으므로, 이때 생겨난 지층에는 생물들이 갑작스럽게 파묻힌 화석들이 풍부하다. 지구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지층의 모습은, 가장 아래쪽에는 형태가 없는(without form) 복잡한 모습의 암석(창조 첫째 날 땅)이 나타나다가, 어느 지점 이상으로 올라가면 화석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무지개떡 모양의 지층이 나타나다가(창조 셋째 날 땅), 또 어느 지점 이상 올라가면 갑작스럽게 수많은 화석들이 나타나는 모습이다(노아 홍수 대격변 때 형성된 땅).
물론 진화론자들은 왜 지층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지 그 이유를 알 길이 없다. 단지, 그들은 이러한 분포에 대해 “선캄브리아기에서 캄브리아기로 가는 시기에 동물들이 폭발적으로 진화했다”라고 해석하며, 이를 ‘캄브리아기 폭발’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창조를 부정하기 위해,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폭발적인 진화라고 얼버무리는 진화론들의 신앙고백에 불과하다.
3-2. ‘종류대로’의 시작: 식물의 창조(11~12절)
이제 식물이 자리 잡고 생장하기에 적합한 토양이 형성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지혜로움과 권능으로 땅의 화학적 요소들을 재료로 놀라운 유기체를 만드셨다. 이 유기체는 뛰어난 화학적인 정보체계를 갖고 있어, 다른 유기체들을 재생산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이 대목에서 식물들이, 씨의 형태가 아닌 씨를 맺는 성체 식물로 만들어졌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 사실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우주가 처음부터 완전하며 좋았다(창 1:31)는 것을 확신하게 해준다.
또한, 창세기 첫 장에는 “각기 종류대로”라는 문구가 무려 열 차례나 나온다. 현재 우리는 생물들이 유전을 거듭하면서 종이 다양해지는 현상을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일을 보고 진화론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없다. 성경의 “종류”라는 단어가 새로운 종류로의 진화가 절대로 불가능함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같은 ‘종류’ 내에서의 수평적 다양성은 나타날 수 있지만, ‘종류’를 넘나드는 수직적 다양성은 결코 나타날 수 없다. 우리는 이러한 다양성을 ‘진화’라고 부르는 만행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 피조물의 유전 정보 안에 무궁무진한 다양성을 심어 놓으셨다고 해야 하며, 그것을 보시기 좋아하신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미적 성품과 전능하심을 찬양해야 마땅하다.13
4. 태양, 달, 별들의 창조(14~19절)14
첫째 날의 빛은 빛의 본체였지만, 넷째 날의 광명은 빛을 발하는 빛의 발생체들을 가리킨다. 이 광명체들에게는 단순히 빛을 비추는 기능 외에도 징조(signs), 계절(seasons), 날(days), 해(years) 등의 특별한 기능도 부여되었다. 해, 달, 별들은 정확성이 높은 시간적인 주기를 갖고 있으며, 지구 어디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보편성도 지닌다. 넷째 날에 태양이 갖추어졌으므로, 셋째 날에 창조된 식물들은 이제 태양광 에너지를 통해 광합성(photosynthesis)이 가능해졌다.
5~6. 창조 다섯째 날과 여섯째 날15
20 하나님이 가라사대 물들은 생물로 번성케 하라 땅 위 하늘의 궁창에는 새가 날으라 하시고 21 하나님이 큰 물고기와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22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어 가라사대 생육하고 번성하여 여러 바다 물에 충만하라 새들도 땅에 번성하라 하시니라 2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다섯째 날이니라
24 하나님이 가라사대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육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 하시고 (그대로 되니라) 25 하나님이 땅의 짐승을 그 종류대로, 육축을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을 그 종류대로 만드시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26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육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28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29 하나님이 가라사대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 식물이 되리라 30 또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생명이 있어 땅에 기는 모든 것에게는 내가 모든 푸른 풀을 식물로 주노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31 하나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창 1:20~31)
5. 공중 생물과 바다 생물의 창조(20~23절)
드디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동물들(fowl)과 바다를 비롯한 물속에서 살아갈 동물들이 각각 그 종류대로 창조되었다(21절).
여기서 짚어볼 만한 점은, 동물 창조에서 첫 번째로 언급되는 동물이 ‘큰 물고기(히, tannin)’ 라는 것이다. 이 물고기는 성경의 다른 곳에서도 20번 이상 등장하며 시랑, 용, 뱀 등으로 번역되었는데(출 7:9; 시 44:19; 74:13; 91:13; 148:7; 사 13:22; 27:1; 34:13; 35:7; 43:20; 51:9; 렘 9:11; 10:22; 14:6; 49:33; 51:34; 51:37; 겔 29:3; 32:2),
이들 구절에서는 영적인 의미와 문자적인 의미 모두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위 단락은 문맥을 고려하면 문자적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성경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첫 동물이 작고 단순한 생물이 아니라 큰 물고기이라는 점은 참으로 흥미롭다. 작은 생물에서 큰 생물로 서서히 변했을 것이라는 진화 개념과 반대되기 때문이다.
6-1. 육지 동물의 창조(24~25절)16
여섯째 날의 전반부 동안에 만들어진 지상의 동물은 “육축”(cattle)과 “기는 것(creeping things)”과 “땅의 짐승(beasts of the earth)”으로 분류되었다. ‘육축’은 집에서 기를 수 있는 동물들을 뜻하고, ‘땅의 짐승’은 큰 야생 동물들(사자, 코끼리 등)을 의미한다. 그리고 ‘기는 것(곤충과 작은 파충류와 양서류 대부분과 및 많은 소형 포유류 등)’은 발로 기거나 땅바닥에 배를 깔고 다니는 모든 동물을 가리킨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많은 식물들(셋째 날에 창조)은 태양에 의한 광합성이 필요하며, 또 일부 식물들은 곤충에 의한 수분(受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곤충은 식물이 창조된 셋째 날로부터 3일이 지난 여섯째 날에 창조되었다. 이 점을 유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성경의 이러한 기술이 창조의 기간이 장구하다는 주장에 대한 반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진화론에서 말하는 생물의 진화 순서와 성경에서 말하는 창조의 순서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 점을 통해, 점진적 창조론이나 유신론적 진화론도 반박이 가능하다.17 물론 오랜 지구론자들은 이러한 난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곤충과 햇빛이 없이도 오랜 기간 동안 식물들이 살 수 있도록 섭리하실 수 있었다. 당신들은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섭리하심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가?” 하면서 말이다.18
그러나 그러한 반박은 진리를 수호하기 위한 반박이 아니라, 반박 자체가 목적인 공중에 붕 뜬 의미 없는 소리에 불과하다. 그러한 헛소리를 할 때, 그들은 절대로 성경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 말들은 결국 성경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성경의 무오성을 찢어버리는 주장일 뿐이며, 결코 성경적인 근거가 없다.
6-2. 인간 창조(26~31절)
드디어 위대한 창조 사역의 마지막에 다다랐다. 이전까지 창조된 모든 것의 영광은, 바로 이 마지막 창조 사역을 조명하기 위한 장식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가장 영광스럽게 그분의 형상대로 우리를 창조하시며 세상의 창조를 마무리 지으셨다. 인간은 하나님께서 6일 동안 창조하신 최종 결과물을 하나님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인간도 하나님과 함께, 피조물이 심히 보기 좋다고 감탄할 수 있었다.
인간은 이렇게 세상에 등장했다. 복잡한 생물체에 불과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속성을 닮은 존귀한 존재로 창조되었다. 그리스도인은 진화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인간이 오랫동안 우연에 의해 만들어져갔다는 주장을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오직 성경이 가르쳐주는 이 영광스럽고 아름다운 창조를 믿어야 한다. 또한, 몸의 구원이 완성되는 날까지,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할 약속된 새로운 세상을 소망하며 성경을 신뢰하면서 살아야 한다.
각주
1 필자는 히브리 원어를 함께 살펴볼 정도의 상세한 글을 전개하지는 않았지만, 원어의 의미에서 벗어나지는 않도록 진술하였다. 다만 논란이 있을 만한 내용에 관해서만 원어를 언급하며 설명하였다.
2 그렇게 한다고 해서,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친히 계시하신 성경 말씀을 내버리고, 다른 출처를 따라 “조물주”를 알아가려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성경의 창조주 하나님”께서 행하신 창조 사역과 그 영광스러운 결과물인 피조물을 살펴보며, 기록된 말씀의 진실함을 확인하는 일을 통해서도 창조주의 지혜와 권능과 영광을 풍성하게 알 수 있으며 그분의 영광을 찬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창 1:31; 삼하 7:28; 시 104:24; 111:7; 시 119편).
3 물론 일차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영광, 그분의 언약,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영광에 대해 계시하시는 수단으로써 성경을 주셨다. 그러나 우리가 성경의 무오성과 관련되어 역사적이고 과학적인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지 않거나, 성경의 근본적인 진술과 반대되는 역사학과 자연과학의 주장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후 10:4~5). 서구의 교회들이 처한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성경의 권위와 신실성 속에 보호를 받으며 자라날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 서구 교회들처럼 점점 줄어들 것을 생각해보라.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4 혹자는 ‘기쁘신 뜻’이라는 말에 반감을 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말은, 역사의 모든 일은 하나도 빠짐없이 하나님의 작정과 계획 속에, 다시 말해 하나님의 기쁘시고 선하신 뜻 안에 있음을 의미한다(욥 42:2; 렘 32:19). 여기서 주의할 점은, ‘기쁘신 뜻’이라고 해서 반드시 ‘기분이 좋은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창 6:6~7; 민 23:19; 렘 4:28; 히 7:21). 하나님께서는 ‘슬프시지만’ 우리가 타락하게 되리라는 부분까지도 당신의 ‘기쁘신 뜻’대로 작정하시고 계획하셨다. 그러니 우리는 하나님의 뜻에 불만을 품지 말고, 그분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그 영광을 찬양하도록 하자(롬 9:20~23).
5 영어 성경은 KJV(King James Version, Bible)를 참고하였다.
6 물론 많은 주석가들은 ‘샤마임’이라는 단어가 당시 히브리인들의 우주관을 반영한다는 해석을 하기도 한다(『Oxford Original Text Exposition』, 001, p. 44). 또한, 이 단어는 일반적인 공간을 가리킬 수도 있고, ‘외부 공간’, ‘내부 공간’, ‘대기권’ 등과 같은 특별한 공간을 가리킬 수도 있다. 그러나 성경에는 ‘특별한 공간’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 다른 히브리어 단어가 일절 없는 반면, ‘하늘’의 용례는 성경 어디에서나 ‘일반적인 공간’의 개념과 일치한다(Henry M. Morris, 『The Genesis Record a Scientific and Devotional Commentary on the Book of Beginnings』, 정병은 역(譯), 전도출판사, p. 55).
7 물질이 창조되었다는 뜻이며, 논리적으로 에너지가 창조되었다는 뜻도 된다.
8 에레츠는 종종 ‘터(ground)’나 ‘대지(land)’로 번역되기도 한다. 샤마임(하늘)의 용례와 유사하게, 에레츠는 땅의 특별한 부분을 가리킬 수도 있고(창 12:5의 “가나안 땅”의 용례 등), 일반적인 땅 전체를 가리킬 수도 있다(창 1:11의 “땅은 과목을 내라”의 용례 등) – Henry M. Morris, 『The Genesis Record a Scientific and Devotional Commentary on the Book of Beginnings』, 정병은 역, 전도출판사, p. 56.
9 진화론에서 말하는 원시적 형태의 지구란, 오랜 옛날 태양계 공간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던 미행성의 충돌로 인해 형성된 지구를 말한다. 진화론에서는, 미행성의 충돌로 인해 발생한 에너지에 의해 지구 겉 부분이 대부분 녹아 마그마 바다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다 보니, 미행성 충돌이 줄어들고 지구의 겉 부분이 식으면서 표면이 단단해 지각을 형성했고, 기온도 낮아져 비가 내려 대양(大洋)을 형성했다고 한다.
10 간격 이론에 대해서는 나중 칼럼에서 다룰 것이다. 간격 이론에 대해서 읽어볼 만한 자료로는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2982 가 있다.
11 물론 궁극적으로 이 모든 일은 만물의 빛이신 그리스도(λόγος)의 사역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그분의 존재를 가리킨다(요 1:1~3).
12 Henry M. Morris, 『The Genesis Record a Scientific and Devotional Commentary on the Book of Beginnings』, 정병은 역, 전도출판사, pp. 82~87 참조.
13 그러나 타락으로 인해 피조물의 심미적 아름다움과 기능적 온화함이 왜곡되어 흉측하고 해로운 기능을 하는 생명체도 태어나게 되었으며, 환경에 대한 저주로 인해 온갖 질병 역시 나타났음을 시인해야 한다(창 3:18, 롬 8:20~22).
14 Jae-man Lee, 《Association for Creation Truth Newsletter Volume 22》, number01, January 2014, pp. 1~3.
15 Jae-man Lee, 《Association for Creation Truth Newsletter Volume 22》, number02, February 2014, pp. 4~5와 Henry M. Morris, 『The Genesis Record a Scientific and Devotional Commentary on the Book of Beginnings』, 정병은 역, 전도출판사, pp. 99~114 참조.
16 Henry M. Morris, 『The Genesis Record a Scientific and Devotional Commentary on the Book of Beginnings』, 정병은 역, 전도출판사, p. 103.
17 창조에 관한 다른 이론은 차후에 상세하게 다룬다.
18 이는 날-시대론(day-age theory)자들이 할 수 있는 반박 중 하나다.
‘인류 기원’에 대한 인본주의 철학과 성경의 견해
성경적 우주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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