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기원’에 대한 인본주의 철학과 성경의 견해
성경적 우주론 (상)
조웅진
학교에서 초·중등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역사 시간에 구석기, 신석기 등의 인류 역사에 대해 배웠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기원 역사는 학문적인 전제를 오직 진화론으로 가득 채운 인류학의 관점만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액면 그대로 믿으면 성경은 거짓이 된다.이렇게 학교에서 가르치는 인류 역사와 창세기 1장의 기원 그리고 그 후의 인류 문명에 관한 성경적 역사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은 그리스도인에게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성경이 가르치는 구원은, 인간의 경험과 감각 및 시공간을 초월한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인간이 실제로 경험하고 감지할 수 있는 세상 속에서 실제로 성취되는 역사적인 일이다. 따라서 성경에서 말하는 구원을 단지 영적으로만 믿고, 우주의 기원과 인류 문명 발달과 같은 시공간적인 문제는 인본주의 철학의 주장을 따라가겠다는 태도는 근본적으로 불합리하다.
진화론이 등장했을 때, 유럽의 교회들은 당혹해 하며 이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심했었다. 그때, 유럽 교회는 성경적 세계관을 고수하면서, 믿음의 뿌리가 되는 하나님 말씀의 무오성과 개혁신학적인 성경 해석 체계를 견고하게 붙들었어야 했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의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성경과 진화론을 혼합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문에 결국 성경은 진리의 자리에서 쫓겨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자연주의 세계관(naturalism)은 성령을 통해 전달받은 무오한 지식 체계를 맹렬히 공격하였고, 아니나 다를까 창세기에 기록된 굵직굵직한 실제 사건들(창조, 타락, 대격변, 언어 혼잡 등)이 줄줄이 부정되었다. 결국 성경은 오류가 허다한, 단지 인기 있는 종교의 경전이자 고 문헌학적·비교 종교학적 사료(史料)의 하나에 불과하게 되었고, 성경이 가르치는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의 경륜과 시공간적 역사를 믿는 일은 어리석게 여겨지게 되고 말았다.
성경에 대한 신뢰와 건전한 신학이 무너진 교회가 어떻게 되었겠는가? 세상의 철학과 헛된 속임수, 사람의 전통과 세상의 초보적 원리(골 2:8)들에 속아 넘어가, 예배당 의자를 가득 채웠던 귀한 영혼들이 남김없이 다 사라져버리는 일이 허다하게 되었다. 더는 설교의 메아리가 울리지 않게 된 이 교회들은 다른 세속적 용도나 이방 종교의 사원들—나이트클럽, 술집, 태권도장, 박물관, 힌두교 사원, 불교 사원 등—로 이용하기 위해 팔려버리고 말았다.
이 악한 골칫거리는 현재 더 무서운 기세로 넓고 깊게 교회에 침투해오고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애통의 눈물을 흘리며 이 사실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고, 이러한 일이 더는 세력을 확대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사랑하는 교회들이 어떠한 거짓 이론에 속았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사랑하는 교회의 형제·자매들을 지키는 일에 이전보다 더 힘써야 한다. 이러한 위기마저도 합력하여 선을 이룰 수 있도록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자.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오히려 그 교묘한 미혹이 가만히 겨냥하고 있는 진실을 알아내자. 더러운 거짓 가르침에 더욱 주의하며(빌 3:2) 바른 진리를 수호하고, 비둘기같이 순결하고 뱀 같이 슬기로워질 수 있도록 하자(마 10:16).
본격적으로 문제를 고찰하기 전에 먼저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다. 인본주의 철학의 정수이자 핵심인 진화론은 모든 학문 분야에서 근본의 자리에 놓여있다. 따라서 세부적인 영역 하나하나를 다 짚어가며 글을 전개해 간다면 지면이 부족할뿐더러, 글의 목적—인류 기원의 문제—에도 어긋날 것이다. 지면의 한계 때문에 다루고 싶은 내용도 되도록 간추렸으며, 생략하지 않았으면 하는 내용도 과감히 생략하였다. 대신 각주에 추천서나 따로 읽을 자료를 기재해놓았으니, 더 상세한 설명을 기대하는 독자분들은 그 부분을 참고해주기를 바라며 심심한 양해를 구한다.
진화론에서 말하는 존재론
진화론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약 137억 년 전 ‘어제가 없는 어느 한 날(A day without yesterday)’에, 무한히 작은 어떤 특이점(singularity)에서부터 대폭발(big bang)1이 일어나 그것으로부터 시간과 공간, 모든 물질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폭발이 일어나면서 우주는 급격하게 팽창하였고, 그러면서 열도 퍼져나가 우주의 전체 온도가 낮아졌다고 한다.
온도가 낮아지면서, 흩어져 있었던 소립자들(elementary particle)—소립자들의 기원은 여전히 미스터리이다—이 결합하여 점점 발전된 소립자(미립자)를 형성하였고, 시간이 더 흐르면서 온도가 충분히 낮아지자, 미립자들이 결합하여 드디어 수소 원자(hydrogen atom)를 형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수소 원자가 다른 소립자들(전자와 양성자)과 빛 에너지를 받아 헬륨 원자(helium particle)가 된다.
또한 우주가 점점 팽창함에 따라 전반적으로 물질의 밀도가 높은 부분과 낮은 부분이 생겼고,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서는 중력에 의해 물질들이 뭉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질량이 높아져 원시적 형태의 별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원시적 형태의 별은 계속 자라서 결국 더 발전된 형태의 별(주계열성)이 되는데, 약 110억 년 전에 탄생한 태양이 이에 해당한다(<그림 1> 참조).
태양이 형성되면서 태양을 중심으로 태양계가 형성되었고, 태양계의 어떤 부분에서는 지구가 점점 형성되었다. 지구에 있던 물질들은 어떠한 과정을 겪으면서 무기물에서 유기물이 되었고, 유기물은 점점 복잡한 화학 합성 작용을 거치면서 단백질과 RNA의 기본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이것들이 점점 복잡해져서 결국 단순한 생명이 탄생했는데, 이 생명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오랫동안 특정한 작용을 거쳐 점점 발전하다가 여러 가지 종(種)으로 분화했고, 그렇게 발전·분화하다 보니 인류가 탄생했다고 한다.2
이러한 진화론의 역사 기술은 참으로 그럴듯하다. 보이는 것을 좇는 인간의 입맛에 딱 맞다. 그러나 저 말들은 역사를 기술한 것이 아니다. 하나의 주관적 가설을 설정해놓고, 그 가설이 참된 진리라고 여기는 믿음을 따라, 단지 수많은 가능성 중에 하나를 취한 것에 불과하다. 자연주의자들 사이에는 경험과 관찰된 것만으로 설명해야만 참된 진리라고 인정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다. 즉, 자연주의적인 인과율이 성립해야 그들은 비로소 진리라고 인정하게 된다. 그러나 참으로 우울하게도 진화론자들은 빅뱅을 경험하거나 관찰하지 못했다. 단지 관찰·경험된 현재 사실의 퍼즐 조각들을 모아, 억지로 빅뱅이라는 그림을 만들어가려고 할 뿐이다.
그들은 완성 불가능한 빅뱅이라는 그림을 완성하고 싶은 나머지, 관찰·경험되지 않은 부분조차도 미리 퍼즐 조각으로 가져다가 사용하곤 한다. 그리고 나서는 그 퍼즐 조각이 실제로 관찰되기를 기다린다. 그래서 그들이 무언가를 설명할 때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단서가 상당히 많다. ‘오랜 시간’과 ‘우연’은 궁금증과 의문을 해소하는 일에 절대로 빠질 수 없다. 이것은 진화론자들의 치명적인 자기모순이 아니라 할 수 없다. 관찰할 수 있거나 실험으로 재현 가능한 것만이 정설(定說)이라고 해놓고는, 전혀 근거도 없는 것을 정설이라는 보좌에 앉혀놓는다. 그들은 진화를 초자연적으로 믿는다.
이는 결국 진화론자들에게 손해가 된다. 그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성경을 부정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진화론적인 기원을 믿으면, 결코 초자연적 기원을 믿는 자들—특히 성경적 기원 역사를 믿는 그리스도인들—을 비판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존재론의 문제에 있어서 그리스도인과 인본주의 철학자들은 불가해 한 것을 믿는다는 점에서 다를 것이 없다.3
구석기와 신석기의 환상4
우주의 기원 이후의 인류 역사에 대한 부분도 다루지 않을 수 없다.5 우리의 역사관 깊이 자리 잡은 구석기와 신석기에 대한 문제 역시 재고해야 하며, 이는 절대 무모하지 않다. 진화론을 부정하면서도, 구석기∙신석기 또는 지질 시대표6와 같은 환상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결국 성경의 역사성을 무너뜨리게 될 뿐이며, 더하여 성경의 무오성과 권위까지 부정하는 길로 나가게 된다. 유럽의 교회가 남겨준 교훈을 잊지 말도록 하자.
사실 유물이 한 장소에서, 그것도 현대 지질학이 그려놓은 그림에 맞게, 구석기 유물은 아래층에서 신석기 유물은 위층에서 발견된 경우는 없다 싶을 정도로 희박하다. 게다가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 유물 자체도 전반적으로 드물다. 그러므로 ‘이런 도구들이 과연 인류가 보편적으로 사용했던 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까지 제기할 수 있다. 어떤 구석기 시대의 유물들은 유물이라고 하기조차도 민망할 정도다.
또한, 석기 시대 유물은 원리상 연대 측정도 불가능하다.7 우리가 역사책에서 보고 있는 뗀석기나 간석기 등의 유물은 결코 연대를 직접 측정할 수 없다. 구석기와 신석기라는 허울 좋은 연대는, 단지 유물의 모양만 살펴본 다음, 깨서 다듬는 것이 더 원시적이며 갈아서 다듬는 것이 더 발달한 것 같다는 검증되지 않은 직관과 긴 지구 연대를 믿는 믿음을 한데 얼버무려 만든 합작품이다. 그러나 깨서 다듬는 것과 갈아서 다듬는 것 중, 과연 어느 것이 더 힘든 기술일까? 돌을 깨서 만드는 쪽이 더 어렵다. 예술가들에게 물어보라! 많은 사람이 깨서 만드는 편이 더 어렵다고 할 것이다.
특히, 역사학자들은 고문서에 기록된 짧은 한 줄을 가지고 두꺼운 논문을 써야 한다. 그래서 역사학자들에게는 특정 고문서를 해석한 논문을 재해석하여 인용하고 참고하는 것 외에 달리 연구할 방법이 없다. 즉, 기존의 해석 체계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 게다가 역사학 연구는 연대가 오래된 사료를 다룰수록 대체로 연구의 정확성이 희박해진다. 하물며 문자 기록이나 객관적 기준이 전혀 없었다고 가정하는 시대의 자료 연구결과야 얼마나 신뢰하기 어려워지겠는가?
오늘날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고대 사람들은 비합리적이거나 미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 곳곳에 퍼진 불가사의들을 생각해보라. 그리스의 철학자들을 생각해보라. 고대 메소포타미아나 고대 이집트 사람들의 수학적 사고력을 생각해보라. 오히려 인간은 과거에서부터 현대로 올수록 더 비합리적으로 되었지, 이지성(理智性)이 더 뛰어나게 된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러한 잘못된 환상은, 진화론적 해석으로 가득 찬 역사관과 과학 기술의 발달에 대한 감탄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사실, 고대와 현대의 문명 수준 차이는, 현대인들이 축적된 지식의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일 뿐이다.8
인류의 발달을 설명하는 진화론의 불확실하고 거짓된 증거들
진화론에서는 인류의 조상이 되는 생물을 원인(猿人, hominids)이라고 한다. 원인은 사람도 아니면서 원숭이도 아니어야 진정한 원인으로서 인정을 받는다.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기준조차도 모호하기 때문에, 원인 연구는 실로 망망대해 위에 카누를 띄우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원인의 화석은 희귀하여, 많은 인류 진화 전문가들조차도 진짜 원인 화석을 실제로 본 일이 없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그것을 다루어 보거나 연구할 기회를 얻고 있다.
또한, 현존하는 “꼬리 없는 원숭이” 혹은 단순히 “멸종된 원숭이”의 조상을 발견하는 쪽보다는 “인류의 조상”을 발견하는 편이 훨씬 더 인기를 끌기 때문에, 고인류학자들은 꼬리 없는 원숭이 화석이라면 죄다 원인의 화석이라고 발표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는다. 그 결과, 현존하는 꼬리 없는 원숭이의 조상이라고 발표되는 정도는 많지 않다. 이는 꼬리 없는 원숭이의 조상이 대부분 인류의 조상으로 둔갑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9
진화론자들이 연구실에서 유인원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방법 중 하나를 반드시 사용해야만 한다(<그림 2> 참조).
1. 꼬리 없는 원숭이 화석 뼈와 사람 화석 뼈를 결합하여 새 생명체, 즉 “진짜 유인원”이라고 발표한다 – 물론 이는 학자로서 엄청나게 수치스러운 만행이자 비윤리적인 연구 행위다.
2. 화석화된 꼬리 없는 원숭이 뼈에서 사람과 비슷한 특징을 부각한 뒤, 상상력을 더하여 더욱 사람과 닮게 해, 사람과 원숭이의 중간 형태인 생명체를 창조해낸다.
3. 사람의 뼈에서 꼬리 없는 원숭이와 닮은 부분을 부각한 뒤, 상상력을 더하여 더욱 사람을 꼬리 없는 원숭이와 닮게 하여 사람과 원숭이의 중간 형태인 생명체를 만들어낸다.
진화론자들이 꼬리 없는 원숭이와 인류 사이에 존재하는 이을 수 없는 간격을 유인원 화석으로 채우려고 시도했던 예들을 이 세 가지 방법으로 모두 다 설명할 수 있다.10 이렇게 엉뚱한 생명체로 둔갑시키는 과정에서, 과학 역사에 길이 남을 오점이 많이 생겨났다. 몇 가지 대표적 사례들만 살펴보도록 하자.
1. 오랑우탄으로 결론이 난 라마피테쿠스(Ramapithecus)
1934년에 인도 서북부에서 루이스라는 한 인류학과 대학원생이 이빨(40개)과 턱뼈(15개)를 발굴하였는데, 이 뼈들이 라마피테쿠스라는 원인의 뼈라고 여겨지면서, 이 사건이 학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된 이유는 앞니와 송곳니가 원숭이의 것보다 작고, 치열이 포물선을 이루며, 턱뼈의 경사도가 사람과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1960년에 저명한 인류학자였던 하버드 대학의 필빔(David Pilbeam)과 예일 대학의 선사생물학자인 시몬즈(Elwin Simons)는, 당시까지 알려진 원인(猿人)들의 화석들을 공동으로 조사한 뒤, 각기 다른 원인으로 분류되었던 일부 화석이 새롭게 발견된 라마피테쿠스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그는 드리오피테쿠스, 브라마피테쿠스, 라마피테쿠스로 분류되던 원인들 중에서 라마피테쿠스만 따로 취하여 새로운 학명(Ramapithecus brevirostris)을 부여했다. 그리고 라마피테쿠스와 브라마피테쿠스가 같은 생명체임을 확인하고, 브라마피테쿠스의 이름을 없애고 라마피테쿠스로 통일했다.
그 뒤, 이와 유사한 뼈들이 케냐를 비롯하여 파키스탄, 독일, 스페인, 중국 등지에서도 발굴되었다. 1970년대부터 새롭게 발굴된 뼈들을 근거로, 라마피테쿠스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까지 널리 퍼져 살았으며, 시바피테쿠스와 유사하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그러나 진화론자들 사이에서 문제의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진화학자인 리키와 르윈(Richard E. Leaky & Rodger Lewin) 및 힐(W. C. O. Hill)은, 1970년대에 라마피테쿠스의 이빨과 턱의 모양이 개코원숭이(Gadala baboon)와 흡사하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하였다. 리키와 르윈은 공동으로 저술한 『호수의 인간들』 에서 라마피테쿠스가 인류의 조상인가에 관하여 자신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우리는 1,500만 년 내지 1,000만 년 전에 살았던 꼭 유인원과 같이 생긴 3가지 동물들 즉, 기간토피테쿠스, 시바피테쿠스, 그리고 라마피테쿠스 등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이중 맨 나중의 작은 동물(그 키가 아마도 90cm 정도)인 라마피테쿠스는 최초의 진짜 호미니드(인간과 유사하다는 뜻)로서 요즘 총애를 받는다. 시바피테쿠스는 라마피테쿠스보다는 크지만 그의 사촌인 기간토피테쿠스는 아마도 어마어마하게 컸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정말로 정직하다면 우리는 라마피테쿠스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시인해야만 할 것이다. 우리는 라마피테쿠스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것이 어떻게 활동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12쌍의 개체를 대표하는 턱, 이빨 조각, 한 두 개의 작은 조각의 팔다리 뼈 등의 도움과 다소간의 영감의 도움으로 우리는 어떤 추측을 할 수가 있다.” (『호수의 인간들』, p. 26)
“단지 턱뼈, 이빨 조각, 한두 개의 작은 조각의 팔다리뼈 등의 도움과 다소간의 영감의 도움으로 추측을 한다”고 말하는 부분을 주목하라. 그리고 라마피테쿠스의 뼈를 처음 발굴했을 때 인류의 첫 조상이라고 추정한 근거를 기억해보라. 라마피테쿠스가 인류의 첫 조상으로서 여겨질 때, 인류의 조상에 관한 명백한 과학적 기준이나 명백한 해부학적인 기준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 그저 다소의 영감과 호의로 이루어졌을 뿐이다. 결국, 라마피테쿠스라는 원인의 발견은 불합리한 시상식(unfair awards ceremony)에 불과했던 것이다!
또한 라마피테쿠스가 인류의 조상이라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필빔(David Pilbeam)마저도 1982년에 이르자, 라마피테쿠스는 인류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오랑우탄과 유사하다는 놀라운 발표를 했다. 이는 필빔이 1960년에 주장한 내용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에, 당시 학계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필빔은 자신이 실수한 이유가 턱뼈와 치아 화석만 분석했고, 비교 해부학이나 분자 통계학의 자료는 무시했으며, 원인(猿人)에 대한 상상에 현혹되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같은 해,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앤드루스(Andrews)는, 라마피테쿠스가 사람 계통이 아닌 오랑우탄 계통에 해당하는 시바피테쿠스의 암컷과 유사하다고 했다. 1980년에 중국의 학자들도 윈난(雲南) 성(省)에서 시바피테쿠스(오랑우탄 계)와 라마피테쿠스의 두개골을 발굴했고, 1983년에 시바피테쿠스는 오랑우탄의 선조라고 주장했다.
결정적으로, 미시간 대학의 그린필드∙앤드루 및 캘리포니아 대학의 월슨∙캔 등이 연구한 결과, 1934년 루이스가 최초로 발견했다는 뼈들은 어이없게도 오랑우탄 등의 뼈들을 조합한 것임이 확인되었다. 라마피테쿠스는 시바피테쿠스(오랑우탄 계)와 유사하다고 하여, 점점 “인류의 조상”이라는 대중적인 지위를 위협받았고, 결국 그 지위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러한 사실은 현재 진화론자들 대부분이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 전 인류에게 책임 있는 사과나 사죄를 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11 단지 그 일로 인해, 역사책에 나오는 인류의 첫 조상으로 라마피테쿠스가 아닌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조용히 자리 잡게 되었을 뿐이다.
2. 미심쩍은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12
스웨덴계(系) 미국인인 도널드 요한슨(Donald Johanson)은 박사 과정을 밟던 중, 에티오피아 오모 강의 리프트 계곡(Rift Valley)에서 형태가 40% 정도 남아 있는 여인의 뼈를 포함한 14인의 유골로 보이는 호미니드(인간과 유사하다는 뜻)의 뼈 197개를 발굴했다. 처음에는 침팬지의 것과 유사한 아래턱만 발견했고, 두개골이나 다른 신체 부분은 이상하리만치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1974년 성탄절 무렵, 요한슨은 갑자기 나머지 팔과 다리뼈들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끝까지 두개골은 발견하지 못했으므로 뇌 용적은 측정할 수 없었다.
요한슨은 그 뼈의 주인공이 30대 초반의 여자라고 생각하고, 당시 유행했던 비틀스의 노래 ‘다이아몬드를 가진 하늘의 루시’에 나오는 이름을 따서 루시(Lucy)—이는 루시퍼의 약자이기도 하다—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진화론을 믿는 화가에게 직립보행을 하는 여인의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최초의 원인 중 하나인 ‘루시’라는 여인이 탄생하게 되었다(<그림 3> 참조).
요한슨은 그의 동료 에디(Edey)와 함께 뼈를 발견한 사실을 4년 동안이나 비밀로 했는데, 이는 극적인 시점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연구 기금을 타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들은 몇 조각밖에 발굴되지 않은 두개골의 용량도 임의로 원인(猿人)에 맞추어 450cc로 책정했다.
나중에 확인된 바로는, 요한슨이 루시의 직립보행에 대한 증거로 제시한 무릎 관절은 유골 발굴 지점으로부터 70m 떨어진 하부지점에서, 다른 뼈들은 무려 3km나 떨어진 곳에서 발굴한 것이었다. 결국,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나온 것들을 마치 한 곳에서 발굴한 것처럼 조합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위의 아파렌시스 말고도, 여러 가지 학명을 가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있으며(Australopithecus africanus 등), 그 원인(猿人)들의 물증을 찾으려는 여러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신뢰할만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뼈는 여전히 찾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경우, 두개골의 형태학적 특징을 비교하며 진화 단계를 추적해가는 방식을 사용할 수 없다. 이 문제는 순수한 과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아주 심각하다. 앞니, 어금니, 턱뼈의 크기와 같은 기준으로는 결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 불리는 뼈들이 유인원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현상은 같은 생물 종 내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형태학적 차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진화론적인 믿음에 집착한 결과, 진화의 순서를 결정하는 근거로써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3. 인류학 발굴 역사상 최대의 수치, 멧돼지 이빨과 네브라스카인13
1922년, 미국의 지질학자인 쿡(Herold J. Cook)은 네브라스카 주에서 어금니 하나를 발굴하였다. 저명한 고생물학자이며 미국의 국립자연사박물관장이었던 오즈번(Henry Fairfield Osborn)과 그의 동료들은, 이 어금니의 주인공이 침팬지와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40만 년 전에 살았던 현생인류의 조상이라고 하였다.
그 발표 이후, 영국의 고생물학자인 스미스(Grafton Elliot Smith)와 와일더(Harris Fairfield Wilder)와 같은 수많은 진화론자들이 이를 지지하였다. 이 중에서 특히 필트다운인 발굴에도 관여했던 스미스는, 전 세계에 그림을 배포하는 런던의 화보사를 설득하여 네브라스카인 부부의 상상도를 그리도록 했다(<그림 4> 참조). 참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고작 어금니 한 개로 위와 같은 그림이 그려졌다는 것이다.
훗날, 이 네브라스카인은 진화와 창조가 맞붙은 ‘스코프스 재판’14이라는 유명한 재판에서 진화론을 옹호하는 데에 이용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재판이 끝난 지 3년 뒤인 1928년에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 보도되었다. 네브라스카인의 어금니와 완전히 똑같은 이빨을 가진 멧돼지의 유골이 발견된 것이다. 결국, 네브라스카인의 어금니는 여러 학자들(William K. Gregory, Ralph M. Wetzel, Tim White 등)에 의해, 네브라스카 주(州) 주변에서는 멸종되었지만 파라과이의 샤코 지방과 에콰도르 등지에서 여전히 서식하고 있는 멧돼지의 이빨로 밝혀졌다.
이처럼 네브라스카인은 멧돼지의 어금니 한 개와 출처 불명의 유물 몇 점을 근거로 만들어 낸 허상이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일은, 네브라스카인의 경우와 유사한 사건이 서남 콜로라도인(Southwest Colorado Man) 연구에서 재현되었다는 것이다. 진화론자들은 콜로라도에서 발굴했다는 이빨 한 개를 가지고, 이것이 현생 인류의 조상인 서남 콜로라도인의 이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훗날 그 이빨은 말(馬)의 이빨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외에도 진화론자들이 발굴했다는 인류의 조상이라는 것들 중에는, 허구 및 사기로 밝혀졌거나 확정할 수 없는 것들이 허다하다. 희대의 사기극으로 밝혀진 필트다운인 조작 사건15부터, 네안데르탈인, 로데시아인16을 거쳐 크로마뇽인에 이르기까지, 그 놀라운 비(非)검증성을 보고 있자면 혀를 내두르며 눈물을 흘릴 정도다.
인류 기원에 대한 인본주의 철학과 성경의 견해 – 성경적 우주론 (하) 에서 이어집니다.
각주
1 빅뱅 이론의 문제점은 한국창조과학회에서 출판한 임번삼, 『창조과학원론(상)』, pp. 108~119를 참조하라. 특히 성경과 빅뱅 이론 간의 일치점을 모색하려는 시도들이 다 헛된 시도들임을 알려주는 자료로는 Master Books에서 출판한 『The New Answer Book 2』, pp. 103~110이 있으며, 『The New Answer Book 3』, pp. 205~210를 통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 생명의 기원에 대한 문제점은 한국창조과학회에서 출판한 이웅상 외, 『(수정판)자연과학과 기원』, p. 113~126를 참조하라. 좀 더 상세한 논의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각주 1)에 기재한 『창조과학원론(상)』, pp. 81~99를 참조하라.
3 그러나 차이점은 확실하다. 그리스도인이 믿는 불가해 한 것은 초월적이며 인격적이신 하나님께서 우주를 창조하셨다는 사실이며, 인본주의 철학자들이 믿는 불가해 한 것은 모든 것이 이미 완벽하게 인과율에 의해 결정된, 초월적이지 않고 비인격적인 우주의 자존적 자기 전개이다. 정말 가엾게도 진화론자들은 자신들이 우상으로 두고 있는 ‘오랜 시간’과 ‘우연’이라는 큰 신 중에 하나를 이미 잃어버렸다.
즉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심지어 형이상 세계에 존재하는 것까지도 아울러━빅뱅 때 만들어진 방대하고 복잡한 인과율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다. 모든 심리적∙자연적∙도덕적 현상과 형상, 실재(實在)는 단지 빅뱅 ‘덕분에’ 필연적으로 존재하게 되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엄밀히 말하면, 진화는 절대로 우연에 호소해서는 안 된다. 무신론자들의 전제에 의하면 진화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 쉽게 예를 들어 말하면, 그들은 로또 복권을 뽑을 때 빅뱅 님의 자비로우신 인과율 창조를 믿어야만 한다.
4 Jae-man Lee, 《Association for Creation Truth Newsletter Volume 22》, number 09, September 2014, pp. 1~3.
5 지면상, 지구 및 생명체의 기원, 생물 종의 다양화에 관한 진화론적 견해를 다루지 않았음을 유의하라.
6 지질주상도(地質柱狀圖)의 허구성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라.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634 또한 오랜 지구론(old earth)과 성경을 타협시키는 것이 얼마나 큰 실수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자료로서는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2302 와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2304 를 참조하라. 이에 관한 유용한 참고서로는 이재만, 『노아 홍수 콘서트』, 두란노 및 켄 함(Ken Ham), 『Why Won’t They Listen?』, Master Books가 있다.
7 연대 측정의 문제는 Master Books에서 출판한 Dr. Don DeYoung, 『THOUSANDS…NOT BILLIONS』를 참고하는 것이 유익하다.
8 진화론에서 말하는 석기-청동기-철기 시대에 대한 반박과 창조론의 대체 해석을 참조하고자 한다면, 필자가 본문에서 상당히 인용하고 있는 임번삼, 『창조과학원론(상)』, pp. 246~286를 참고하라.
9 Ken Ham 외, 『War of the Worldviews』, Master Books, part 4.
10 Ibid.
11 임번삼, 『창조과학원론(상)』, 한국창조과학회, pp. 214~215.
12 Ibid, pp. 219~220.
13 Ibid, pp. 232~234.
14 스코프스 재판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729&category=K05& amp;orderby_1=editdate%20desc&page=1를 참조. 이 재판 중에 일어난 학문적인 논쟁에서 진화론 측이 제시한 진화의 증거들이 허구였다는 사실은 훗날에 밝혀졌다. 하지만 그 논쟁으로 인해 진화론은 큰 인기를 얻게 되었고, 이 사건은 미국 교육계 전반에 진화론이 자리 잡는 데에 중대한 역할을 하였다.
15 필트다운인 조작사건은 다음을 참고하라.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1290
16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1319
그림 출처
<그림1> 진화론에서 말하는 태양계의 형성
출처: http://zebu.uoregon.edu/~imamura/121/lecture-5/lecture-5.html
<그림 2> 진화론에서 주장하는 인류학적 증거들의 허구성
출처: War of the world views, Ken Ham et al, Master books, 45p
<그림 3> 루시
출처: http://www.shortstreet.net/ho/humorigafarensis.htm
<그림4> 어금니 하나로 그려낸 네브라스카인 부부
출처: G. Elliot Smith; Hesperopithecus: The ape-man in the western world, Illustrated London News, 160(Jun. 24), p 944, 1922
‘인류 기원’에 대한 인본주의 철학과 성경의 견해
성경적 우주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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