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진단」 기획 기사 시리즈
「전통문화 진단1」 전통문화가 신앙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
Geneva Reformed Church 제네바 개혁교회
Reformed Guardian 리폼드 가디언
The Band of Puritans 밴드 오브 퓨리탄스
Geneva Institute 제네바 신학교
오인용 목사
▲ 돌잔치 때 붓을 집어 든 아이의 모습
출처: (CC-BY-NC-ND) Taehyun Park (xogusys, flickr)
한국 교회는 전통문화와 관련한 문제를 잘 대처하지 못하여, 성도들이 영적인 측면에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우리는 우리 전통문화가 이방 종교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방 종교를 바탕으로 전통문화를 이해하지 않으면 전통문화에 담긴 참뜻을 파악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약 5천 년에 이르는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역사 대부분은 이방 종교가 크게 번성하는 어두운 장면으로 채워져 있으며, 이방 종교의 번성과 맞물려 형성된 전통문화가 사람들의 실제 삶 전반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들의 실제 삶 속에 깊이 뿌리 내린 전통문화는 근대화가 이루어진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현상은 서구 사회가 비록 탈(脫) 기독교 사회가 되었다고 하지만, 뿌리 깊은 기독교의 영향력이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 및 사회·문화 전반에서 여전히 나타나는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이방 종교와 전통문화의 역사는 거의 5천 년에 이르는 반면 기독교의 역사는 고작 100년에 불과하다 보니, 한국 사회는 강력한 전통문화·종교의 영향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근대화 이후 기독교가 한국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적인 사고방식(세계관)과 문화는 실제 삶의 영역에서 거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실생활에서는 전통문화가 신자들의 사고방식(세계관)을 좌우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교회의 설교, 목회, 경건 생활과 같은 부분에서는 전통적인 문화 구조와 어느 정도 융합된 모습을 쉽게 엿볼 수 있다. 한국 교회는 외적인 면면에 도취하여 스스로 안위하지 말고, 이러한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 교회는 전통문화의 강력한 영향력 때문에 성경적인 사고방식(세계관)이 미진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교회의 실천 신앙에서 전통문화·종교의 영향을 받은 부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가장 큰 책임은 목회자에게 있다. 그동안 한국 교회 목회자는 교회에서 성경적인 세계관을 가르치는 대신, 거꾸로 한국 문화와 형편에 맞추어 성경을 적용하고 가르쳐 왔다.
그러나 그러한 관점으로 성경을 이해하는 일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성경은 한국적인 배경이 아니라 유대적인 배경을 지니고 있으며, 성경의 유대적인 배경은 고대 중동의 역사적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즉 성경에는 한국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했는가가 아니라, 히브리인이 세상과 역사의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히브리적인 관점은 동양 사상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오랫동안 샤머니즘, 불교, 도교, 유교의 영향을 받은 한국 전통문화는 히브리인의 관점에서는 아주 이질적이며 융합하기 어려운 문화이다. 물론, 일부 사상이나 문화는 받아들이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예를 들면,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하는 십계명의 제5계명과 유교에서 가르치는 효(孝)의 가치는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러나 그 밖의 전통문화는 많은 부분에서 유대-기독교적인 배경과 거리가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물과 기름 같은 양쪽을 잘 섞어보려고 노력하지 말고, 철저히 성경적인 관점에 따라 전통문화를 적극적으로 극복하려고 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기독교 진리와 맞지 않는 전통문화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성경적인 세계관에 따라 과감하게 모든 절차와 생활 양식(결혼식과 장례식, 명절 풍습, 교회 행사를 치르면서 한복 또는 개량 한복 따위를 입는 일, 교회에서 척사대회를 여는 일 등)을 개혁하고 수정해야 한다.
이 일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성경의 진리가 성도의 마음과 모든 삶의 영역에 깊이 뿌리내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인으로서 오직 합당한 것만 취하고, 이방 종교와 전통문화의 더러운 요소는 단호하게 끊어버릴 수 있는 토대를 갖추게 하는 것이다.
성도는 그 토대 위에서,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행했던 전통문화가 과연 성경의 진리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숙고하며 논의해야 한다. 전통문화가 교회를 제집 드나들듯이 하면서 지배하는 상태를 더는 그냥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전통문화를 계속 관찰하고 분별하면서 영적으로 더러운 것들을 꾸준히 걸러내야 한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전통문화에 매여 있는 교회 상태와 실천 신앙을 지나칠 정도로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이 만들어낸 문화는 세속적이고 인본주의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그러한 문화와 이방 종교는 찰떡처럼 붙어 다니면서 서로 돕는 관계이다.
그러므로 교회와 실천 신앙을 진정 성경적으로 개혁하려고 한다면, 전통문화를 그냥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야 할 의무와 책임과 권리가 있다. 전통문화에 종노릇하면서 우상과 사귀고 미신에 마음을 빼앗기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 목회자도 그런 일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가르치면서, 성도가 계속 그렇게 살게 그냥 내버려두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기독교는 사람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새사람이 되게 한다. 그러므로 그가 새롭게 되기 전에 그의 삶에 자리 잡은 전통문화는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진리를 따라 개혁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 개혁은 성도가 이 세상에서 만유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을 밝히 드러내는 거룩한 일이다.
「전통문화 진단」 기획 기사 시리즈
「전통문화 진단1」 전통문화가 신앙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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